3선 의원, 첫 여성 총리…한명숙, 71세 고령에 수감자 신세로

입력 2015.08.20 14:24 | 수정 2015.08.20 14:39

20일 한명숙(71) 전 총리가 대법원에서 9억원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곧바로 비례대표 의원직을 상실했고, 일단 서울구치소에 수감될 예정이다. 40년 넘게 우리나라 여성 운동의 선구자로, 유력 여성 정치인으로 활동해온 그가 일흔이 넘는 나이에 수감되는 신세가 됐다.

한 전 총리는 1979년 이념서적 학습·소지 등 반공법을 위반한 혐의로 복역한 적이 있다. 그는 당시를 “군사독재정권에 항거하면서 사회 구현을 위해 노력한 사건”이라고 자평했지만 36년이 지난 지금은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비리 정치인으로 복역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1944년 평남에서 출생해 월남한 한 전 총리는 1974년 한국 크리스천 아카데미 간사로 여성운동에 뛰어들었다. 1979년 동료 간사들과 함께 구속돼 2년 6개월간 복역한 뒤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이후 한국여성민우회 회장, 한국여성단체연합 부회장·공동대표, 참여연대 공동대표 등을 지내면서 우리나라 여성운동의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발을 내디뎠다.
2013년 12월 1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3 노무현재단 송년행사 '응답하라 민주주의'. 한명숙 전 총리(왼쪽에서 둘째), 이해찬 전 총리 등이 참석했다.
한 전 총리는 2000년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로 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듬해 여성부가 처음 신설되면서 초대 장관에 올랐다. 2003년 노무현 정부 탄생과 함께 환경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17대 총선에서는 경기 고양일산갑에 출마해 노 전 대통령 탄핵 주역이자 5선 의원이었던 당시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2006년 4월 한 전 총리는 헌정 사상 첫 여성 총리에 올라 1년 가까이 총리직을 수행했다. 첫 여성 총리까지 승승장구했던 한 전 총리의 정치 이력은 이후 각종 선거에서 연거푸 낙선하고, 뇌물 수수 혐의 등이 불거지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7년 대선 출마를 위해 당내 경선에 나섰지만, 중도 사퇴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치러진 18대 총선에서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2010년에도 서울시장에 나섰지만, 오세훈 전 시장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 비슷한 시기에 ‘5만 달러’ 뇌물수수 사건도 터져 나왔다.

‘5만 달러 뇌물’ 사건과 ‘9억원 불법정치자금’ 사건이 1심에서 잇따라 무죄가 선고됐고 한 전 총리는 2012년 민주통합당 대표로 19대 총선을 진두지휘하며 재기했다.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표와 겨뤘지만,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넉 달 만에 대표에서 물러났다.

‘5만 달러 뇌물’ 사건은 2013년 3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면서 혐의를 벗게 됐지만 6개월 뒤 ‘9억원 사건’에 대한 항소심에서는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 전 총리의 남편인 박성준 성공회대 교수는 박정희 정권 시절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수감돼 13년간 복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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