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아름다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LG 정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12일 LG그룹이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 폭발로 다리를 잃는 중상을 입은 하모(21) 하사와 김모(23) 하사에게 각각 5억원씩 위로금을 전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인터넷에서는 하루 종일 이런 감사의 글이 줄을 이었다.
한 대기업의 선행(善行)에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는 것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이런 소식에 얼마나 목말라했는지 보여주는 방증이다. 최근 재계에서는 롯데그룹 사태로 드러난 후진적인 기업 지배 구조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부자(父子)·형제간 분쟁, 대한항공의 항공기 회항 사건에서 드러난 재벌 3세의 갑질 등 좋지 않은 뉴스들이 주를 이뤘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재계 1·2위인 삼성과 현대차그룹도 온 나라가 시끄럽게 형제간 다툼을 벌였다.
많은 사람이 LG그룹의 이번 선행이 대가(代價)를 바라는 '쇼'가 아니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LG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우리 사회에서 귀감이 되는 의인(義人)과 영웅들을 기리기 위해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왔다.
지난해 7월에는 소방 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소방관 5명의 유가족에게 총 5억원의 위로금을 전달했다. 2013년에는 시민을 구하려다 희생한 고(故) 정옥성 경감 유가족에게 5억원의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 전액을 지원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롯데 사태 등으로 국민적 공분(公憤)을 사고 있거나 대기업 오너 일가가 검찰 수사·재판을 받을 때에만 대대적인 사회 공헌 계획을 내놓는 다른 기업과 대비되면서 한층 신선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LG의 이번 결정이 '사랑받는 기업이 장수(長壽)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입력 2015.08.14. 03:00업데이트 2015.08.1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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