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인민일보 영문 인터넷판에 공개한 일제 전범의 자백서. 다음 달까지 하루 한 편씩 총 31편이 공개될 예정이다.

중국이 항일전쟁 승전 70주년 열병식(9월 3일)을 앞두고 일본을 겨냥해 '역사 총공세'에 나섰다. 관영 매체와 국가당안관(기록물보관소) 등을 총동원해 연일 일제 만행을 고발하면서 아베 총리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선 열병식에 참석해야 할 '5가지 이유'를 들며 팔을 잡아당기는 모양새다.

하얼빈 당안관은 12일 "일본이 '선인(鮮人)요리점'이란 간판으로 위안소를 운영했다는 새 증거가 나왔다"고 밝혔다. 국가당안관은 11일부터 일제 전범의 자백서를 하루 한 편씩 공개하고 있다. 내달까지 31편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날 제2편은 "중국 포로에 대한 생체 실험 및 살해에 10여 차례 가담했다"는 전범 자백을 담았다. 지난 1편에선 "상하이에서 7세 정도 아이를 돌로 찍어 살해했다"고 밝혔다. 국가당안관은 작년 7~8월에도 전범 고백서 45편을 공개했었다. 헤이룽장성 문물고고연구소는 일제 731부대에서 발견한 생체 실험의 새 증거 1000여점을 일본 패전일인 15일 일반인에게 보여줄 계획이다.

관영 매체는 아베 총리의 방중(訪中)이 물 건너간 분위기에서 대일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0일 아베 총리가 역대 총리와 달리 패전일(15일)을 피해 14일 담화를 발표하려는 것에 대해 "은근슬쩍 넘기려는 심리"라며 "아베의 잔꾀는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11일에는 "일본이 과거 악행에 대해 반드시 철저하게 사죄해야 한다"는 내용의 무라야마 전 일본 총리의 기고문을 실었다.

반면 환구시보는 이날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은 정리와 도리에 맞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이 매체는 참석의 5가지 이유로, 첫째,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라는 점을 들었다. 둘째, "양국은 2차 대전 때 환난(患難)을 같이 겪었고, 중국은 한국 임시정부에 은닉처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한 뒤 상하이에서 열리는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중요한 조정자"라며 "북한 고위급이 열병식에 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남북이 접촉할 수도 있다"고 했다. 넷째, "열병식 참석 관련, 한국이 외부 압력에 굴복한다면 한국 자주성을 속박하는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한·미 동맹은 취약하지 않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으로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