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서울대 아시아연구소가 실시한 '광복 70주년 국민의식 조사'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필요하다'는 의견(51.7%)이 '불필요하다'는 의견(48.3%)보다 약간 많았다. 하지만 정상회담을 추진하더라도 '시간을 갖고 하는 게 좋다'는 의견(42.5%)이 '조속히 해야 한다'는 의견(9.2%)보다 훨씬 많았다. 연령별로 40대 이하에선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가 많았고, 60대 이상에선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50대에선 두 의견이 각각 50%로 조사됐다. 학력과 소득이 높을수록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지 정당별로는 새누리당 지지자의 52.9%가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했고,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의 61.4%, 정의당 지지자의 90%가 같은 응답을 했다. 하지만 전체 응답자 1000명 중 392명인 무당파 층은 42.1%만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평양 시내의 택시·2층버스 -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지난 4~8일 방북한 사진작가 홍성규씨가 찍어 공개한 평양 사진. 왼쪽은 지난 6일 평양 시민이 택시를 타는 모습이며, 오른쪽은 평양 시내를 운행하는 이층버스.

한편 이 조사에서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은 39.5%로 '필요하지 않다(26.6%)'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3.9%는 '반반이다'고 답했다. 정치 성향별로는 '보수'와 '진보' 모두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자신의 정치 성향을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의 44.6%가 통일이 '필요하다'고 한 반면 '필요하지 않다'는 사람은 24.7%였다. '진보'라고 밝힌 응답자도 45.9%가 통일이 '필요하다'고 했고 '필요 없다'는 사람은 26.3%였다. 세대별로는 사회의 중추 역할을 하는 40대 이상에서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필요 없다'는 응답의 2배가량이었다. 40대의 경우 40.2%가 통일이 '필요하다'고 했고 '필요 없다'는 응답은 22.9%였다. 50대는 46.4% 대 25.5%, 60세 이상은 48.2% 대 20.5%로 나타났다. 그러나 '통일 세대'라고 불리는 20대에서는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33.9%로 '필요하다'는 응답(31.1%)보다 많았다. 30대도 '필요하다'(29.0%)가 '필요 없다'(32.3%)보다 적었다. 전후 70년이 지나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남북 분단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청년 실업 문제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통일이 돼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47.6%)'가 꼽혔다. 이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24.3%, '전쟁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14.2%, '이산가족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12.2% 등의 순이었다.

남북 통일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그래프

통일이 국가에 이익이 되는 정도에 대해서는 '매우 이익(7.1%)' '다소 이익(41.6%)' 등 이익이 된다는 의견이 48.7%로 나타났다. 그러나 '통일이 응답자 자신에게 이익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75.2%)이 '이익이 될 것'(24.8%)보다 많았다. 통일 시기에 대해서는 응답자 상당수가 '10년 이후(58%)'라고 답해 단기간 내에 통일을 예상하는 사람은 적었다. 통일 비용에 대해선 '부담 의사가 있다'(46.3%)와 '부담 의사가 없다'(53.7%)가 대략 반반으로 나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