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오해 걷어내고 참뜻 인정받아 기뻐"

    입력 : 2015.08.07 03:00

    [脫北 청소년 대안학교 운영 11년… '아쇼카펠로' 선정된 조명숙 교감]
    통일 앞둔 맞춤형교육 준비 시급, 비용 아닌 투자로 보고 지원해야

    조명숙 교감은 “기금 모금이나 교육 공간 제공 같은 것을 ‘비용’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통일을 위한 ‘투자’로 봐야 한다”며 “정부도 시민도 마음을 열고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명숙 교감은 “기금 모금이나 교육 공간 제공 같은 것을 ‘비용’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통일을 위한 ‘투자’로 봐야 한다”며 “정부도 시민도 마음을 열고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운호 객원기자

    탈북 청소년을 가르치는 여명학교 조명숙(45) 교감은 6일 서울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에서 출국(出國) 수속을 밟고 있었다. 독일 뮌헨에 사는 막냇동생이 출산해 처음으로 온 가족 해외여행을 떠난다고 했다. "가족은 먼저 돌려보낸 후 한 달간 독일에 남아 통독 전후에 활동했던 분들을 만나 여러 조언을 듣기로 했습니다."

    2004년 개교한 여명학교는 2010년 학력인정 대안학교로 인가받았다. 이후 80여명의 탈북 청소년이 검정고시를 보지 않고 고교 졸업장을 갖게 됐다. 조씨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4일 글로벌 비영리 사회혁신지원단체인 아쇼카의 한국지부로부터 펠로로 선정됐다. 아쇼카는 3년간 생활비와 활동비를 지원한다. 한국인으로는 7번째다.

    "탈북자 돕는 일을 시작한 지도 20년이 다 됐네요. 그동안 여러 오해도 받았는데 이번에 펠로로 선정돼 큰 위안을 느꼈어요." 그는 '사범대에서 한문 교육을 전공해 공자 왈 맹자 왈 하던 사람이 무슨 탈북 청소년 학교를 운영한다는 거냐' '오지랖도 넓다' '정치에 욕심 있는 것 아니냐'는 등의 비난과 의혹에 시달렸다. 그는 "하지만 끝까지 학교에 남아 탈북 청소년들과 함께하면 언젠가 참뜻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버텨왔다"고 했다.

    "아쇼카 측에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나처럼 오해를 견뎌가며 인생을 바치는 사람이 세계적으로 수천수만명 있음을 알려줬어요. 마치 우주에서 길 잃은 사람이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과 신호가 닿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달까. 기뻤죠."

    그는 "탈북자는 우리 사회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이라며 "정부에서 경제적 지원을 해준다고 해도 남한 사회에 적응해가면서 겪는 심리적 고통이 엄청나다"고 했다. "탈북 청소년을 올바르게 교육하면, 그렇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의 해결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요. 통일에 부정적 인식을 가진 사람들도 설득할 수 있고요."

    여명학교는 탈북 학생을 위한 맞춤식 교육이 특징이다. 교과서를 새로 쓰고, 호스피스·꽃동네·쪽방촌 봉사 등 다양한 인성교육도 도입했다.

    조씨는 "통일이란 원하고 원치 않고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든 찾아올 사건"이라며 "바로 그 시점에 적용할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고, 그래서 탈북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정부에 탈북 청소년들이 안정적으로 교육받을 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학생이 줄어 문 닫는 학교를 여명학교와 같은 단체가 쓰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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