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이 최근 열린 중국 중앙정치국 25차 집체학습회의에서 70년 전 항일전쟁 승리의 의미를 '봉황열반 욕화중생(鳳凰涅槃, 浴火重生)' 여덟 글자로 요약해 말했다고 중국 공산당 신문망이 3일 보도했다. '봉황열반 욕화중생'은 무슨 뜻이고 시진핑은 왜 이 말을 했을까.

'봉황열반 욕화중생'은 고사성어가 아닌 중국 문학가 궈모뤄(郭末若·1892~1978)가 1920년에 발표한 시 '봉황열반'에서 나온 말이다. 작품 속 '봉황'은 아라비아 신화 속에 나오는 불사조로 500년마다 향나무 가지에 불붙여 자신을 불사른 후 다시 태어난다.

'열반'은 인도 범어(梵語·산스크리트어) '니르바나'의 음역으로, 타오르는 번뇌를 꺼뜨린 듯한 '해탈의 경지'를 뜻한다. 이 두 단어의 조어인 '봉황열반'은 '봉황이 자신을 불사른 후 더 강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거듭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욕화중생'은 '봉황열반'의 의미를 쉽게 풀이한 말로 '불 속의 고통을 견디고 새로 태어난다'는 뜻이다. '수양하다'는 뜻의 '욕(浴)'자를 썼다. 중국에선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같은 뜻의 말을 이렇게 나란히 붙여 쓰곤 한다.

시진핑이 항일전쟁 승리의 의미를 '봉황열반 욕화중생'이라고 말한 것은 중국이 치욕의 과거사를 떨쳐내고 오늘의 부흥(열반)을 이뤄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은 중국이 나아갈 길을 제시할 때도 이 말을 자주 언급한다. 2006년 저장성 서기 시절 '철흔'이란 가명으로 기업의 '봉황열반' 정신에 대한 칼럼을 썼고, 지난해 양회(兩會)에서도 '봉황열반'을 강조하며 중국 사회의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