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트렌드 읽기

남자가 '변했다'

텔레비전을 틀면 불과 몇 년 전에는 보지 못했던 이미지를 가진 남자들이 많이도 나온다.
나날이 늘어나는 '변하는 남자들'에 대한 트렌드를 신조어와 함께 짚어 봤다.

  • 편집·구성=뉴스큐레이션팀

    입력 : 2015.08.22 07:30

    남자의 이미지가 고정적이었던 과거에는 표현할 말이 단순했다. '남성적이다', '남자답다' 라고 하면 강한 면모, '터프하다'고 표현되는 거친 이미지를 먼저 떠올렸다. 그러나 이제는 이것도 옛말이 될 듯하다. 남자와 여자의 생활방식과 역할이 고정적인 시대가 지났듯이 이미지 또한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변하는 남자들의 트렌드를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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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모 가꾸는 남자들

    그루밍(grooming)족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루밍족(族)은 자신을 꾸미는 데 많은 신경을 쓰는 남성을 뜻하는 말이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한두 곳이던 고급 이발소가 속출하고 남성용 명품 지갑 등을 파는 남성 전용 편집숍도 등장했다. 심지어 기초화장품을 넘어 색조 기능까지 넣은 남성용 화장품도 이제 낯설지 않다.

    그루밍족

    그루밍족은 '외모도 경쟁력'이라고 믿는 사람들이다. '다른 사람에게 더 깊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화장한다'고 말하는데, 세계에서 으뜸가는 그루밍족이 한국 남자라고 한다. 지난해 화장품 사는 데 5600억원을 써 세계시장의 21%를 차지했으며, 남성 화장품을 사는 연령도 꾸준히 올라가 20·30·40대 비율이 비슷하다.

    과거, 미국 CNN이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열 가지'를 골랐는데 한류·인터넷·여자 골프·일중독·폭탄주·성형수술에 '한국 남자의 화장품 문화'가 끼였다고 한다.
    최근에는 건설사들도 이런 '남심(男心)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수납공간에서 남성 영역을 확대하는 게 가장 두드러진 변화다. 여성 위주였던 드레스룸에 남성을 위한 '미스터(Mr.) 수납장'들을 대거 만들고 있다고 한다. 넥타이·벨트 등 남성 액세서리와 남성 화장품, 모바일 제품 등을 놓을 수 있는 수납장을 만들어 외모에 관심 많고 꾸미기를 즐기는 '그루밍족'을 겨냥했다.
    '미스터 파우더장' 설치…男心 공략 나선 건설업계
    '꾸미는 男性'의 진화... 뷰티·유통·패션업계 후끈
    '진짜 남자'로 태어나는 곳... 이발소의 으리으리한 변신
    4050 남성 스타일에 눈뜨다
     


    소설 속 남자 주인공 따라하기도

    소설의 인기로 소설속 남자 주인공의 스타일을 따라가는 현상도 있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성인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예가 그렇다. 
    그레이세대

    '그레이 세대'가 늘어나면서 미국 뉴욕에서 주인공 그레이의 이름을 딴 브랜드가 생기고,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패션 광고가 등장하는 가하면, 영국 런던에선 그레이를 연상케 하는 패션 스타일과 란제리 라인을 발표하는 브랜드가 급증했다. 한 때 주인공 그레이의 상징과도 같은 회색 넥타이는 품절사태까지 빚었다고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유명 슈트 전문 브랜드 톰 브라운이 최근 발표한 톰 그레이. 미국 바니스 뉴욕과 갤러리아 백화점 등에 상륙했다(왼쪽),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남성 단독 매장을 연 지방시.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엄마들의 포르노' 주인공 그레이, 패션 업계도 강타

    연애 생략, 결혼 직행하는 남자들
    2000년대 중반부터 미디어에서 거론된 20대 초·중반의 '초식남(草食男)'들이 30대 결혼 적령기를 맞아 결혼 시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연애 경험이 적거나 거의 없는 초식남들이 여자 사귀는 데 미숙해 결혼 정보 업체를 찾는 경향도 있다고 업체 관계자들은 말한다. 
    초식남

    한 결혼 업체 관계자는 "취업 경쟁과 일에 치이면서 연애 대신 취업이나 직장 생활에서의 성공을 추구하던 초식남들은 결혼 상대를 찾는 요령은 물론 여성을 대하는 기본적인 매너도 잘 모르는 경우가 흔하다"면서 "커플 매니저들이 기본적인 매너부터 소개받는 여성과 만날 약속 장소까지 챙겨준다"고 했다. 
    연애 생략, 결혼 直行하는 草食男들

    요리에 빠진 남자들


    '요리하는 남자가 멋있어 보인다, 섹시해 보인다'는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요리에 뛰어드는 남성들도 많아졌고, 요리사들의 위상 또한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요섹남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요리하는 남자가 등장하는 몇몇 프로그램들은 인기가 높아지자,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에서도 너도나도 요리프로그램을 신설해 방영하고 있다. 방송에서 요리하는 남자들이 '대세'가 되면서 이런 사회적 변화에 한 몫한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마트나 시장에서도 식품류를 구매하는 남성이 늘어났으며, 남자 요리사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요리의 길로 들어선 남성들도 많아지는 추세다. '부엌일은 여자가, 밥은 여자가' 라는 인식은 이제 아주 구시대적인 발상이 된 셈이다. 
    나만의 요리 선보이는 '요섹남' 최현석 셰프
    요리사 全盛 시대
    오너 셰프(레스토랑 주인 겸 주방장), 위험하지만 매력적인 職業
    '요섹남' 인기에...채소 등 남성 구매 75% 급증
    인테리어남
    천장에 레일 조명, 주방엔 미니 바… 집 꾸미는 '인테리어男'들
    "드라마·인테리어가 끌려"... 남자들, 점점 여성化
     
    집 꾸미기에 뛰어든 남자들

    변하는 남자들에 대한 신조어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여러 용어들 중 마지막으로 이번에는 '인테리어남'이다. 전통적으로 남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집 꾸미기'에 남자들이 적극 뛰어들고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혼자 사는 미혼남이 많아지면서 남자들이 자신의 주거 공간을 스스로 단장하게 되어 생겨난 개념이다.

    이젠 사회적 트렌드로


    원시 시대부터 '수렵하는 존재'였던 남성이 '그루밍족'에서 '요섹남·요리남'으로, 이어 '인테리어남'으로 변화해 가는 현상은 저성장 사회의 서글픈 자화상으로도 읽힌다. 노명우 아주대 교수는 "사회에서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좁아지면, 사람들은 통제 가능하고 단시간에 성취를 느낄 수 있는 영역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인테리어남'의 등장도 이러한 맥락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이렇고 저런 사회적 변화와 개인의 인식 변화에 따라 좀더 개성있고 다양한 남자가 많아지고 있다. 이런 변화들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면서 유연한 사고 역시 함께 발전하는 건강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드라마·인테리어가 끌려"… 남자들, 점점 여성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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