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채권단 요구 수용… 긴축규모 대폭 커졌다

    입력 : 2015.07.11 03:00 | 수정 : 2015.07.11 10:01

    새 협상안 제출 - 연금 줄이고 세금 더 걷기로
    채무탕감 내용은 포함 안돼… EU, 내일 수용여부 최종 결정

    그리스 정부의 경제 개혁안 정리 표
    그리스 정부가 '3차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경제개혁안을 9일(현지 시각) 채권단에 제출했다. 지난 5일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채권단의 구제금융안을 대폭 수용한 내용이다.

    그리스 정부는 연금 삭감과 증세에 나서기로 했다. 그동안 고수해 오던 '협상의 레드 라인(red line·한계선)'을 스스로 넘어선 것이다. 우선 연금제도를 개혁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0.25~0.5%, 내년 1%의 재정 지출을 절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조기 퇴직자에게 불이익을 주고, 저소득 노령자에게 지급하던 추가 연금도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할 계획이다.

    BBC 방송 등은 "2년간 약 130억유로의 재정수지 흑자를 추가 확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며 "그리스 정부는 그 대가로 3년간 535억유로의 구제금융을 받기 원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그리스 정부가 제출한 긴축 규모가 이전 협상안보다 더 커졌다"며 "2주간의 은행 영업 중단으로 경제가 거의 마비된 상태에서 그리스 정부가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해 '마지막 한 수(手)'를 던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그리스의 경제개혁안에는 채무 탕감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리스 정부가 구두로 '채무 관리(regulation of debt)'와 350억유로 규모의 투자를 채권단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채무 관리'는 부채 탕감이나 상환 연기, 이자율 삭감 등을 염두에 둔 제안이라는 해석이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10일 "철저하게 작성된 문서"라며 긍정 평가했다. 반면 이날 오전 그리스 아테네에선 연금 수급자들이 "치프라스가 긴축으로 돌아섰다"고 주장하며 개혁안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그리스 의회는 이날 밤 개혁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벌인다.

    채권단은 11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와 12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열어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뉴욕타임스는 "그리스를 유로존에 잔류시키느냐 하는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고 보도했다.

    한편 9일 그리스 정부는 러시아와 추진 중인 20억유로 규모의 가스관 건설 사업 계획 초안을 공개했다. 그리스가 EU를 압박하기 위한 협상카드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EU는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해 러시아의 영향권 아래에 들어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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