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5개국 국회의장회의, 統一 논의했으면

조선일보
  • 김우상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前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입력 2015.07.02 03:00 | 수정 2015.07.02 16:49

    김우상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前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김우상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前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7월1일부터 5일간 서울에서 믹타 5개국 국회의장회의가 열리고 있다. 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호주 정부가 매년 3차례에 걸쳐 개최해온 중견국 정례 협의체인 '믹타'(MIKTA)가 정의화 국회의장의 주도로 의회 차원에서 처음 개최된다.

    2013년 9월 우리 정부의 주도로 결성된 믹타는 그동안 5개국 외교장관 모임에서 북핵문제,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관련 민항기 안전문제 및 에볼라 위협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양성평등을 촉구하는 공동발언의 성과도 이끌어 냈다. 그렇지만, 중견 5개국이 공유하는 특정 관심사를 아직 개발하지 못하다 보니 혹자는 믹타 모임을 5개국 외교장관이 함께 커피 한 잔하며 담소를 즐기는 '커피 클럽'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이런 부정적 시선을 떨치기 위해 현재 간사국인 우리 정부는 외교 차관보급 회의, 학계 네트워크 회의를 주도하며 5개국 공통의 관심의제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민의의 전당인 국회까지 나서서 정부의 특정 의제 개발을 지원할 경우 우리나라가 중견국 리더십을 성공적으로 발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제1차 믹타 국회의장회의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한-미동맹, 경제 번영을 위한 한-중 경제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이제 우리 외교의 2대 핵심 축이 되었다. 여기에 중견국 리더십 외교가 세번 째 축으로 더해진다면 대한민국은 막강한 외교력을 바탕으로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 지역의 안정과 번영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중견국은 비록 강대국에 비해 국력 차원에서 부족한 면이 있지만 약소국과는 비견할 수 없는 경제력, 군사력 등을 보유하고 있다. 강대국처럼 거의 모든 분야는 아니더라도 몇몇 특정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주도권을 발휘할 수 있다. 특화외교를 통해서 국제사회에 이름을 날리고 지역사회의 번영에 공헌할 수 있다. 뜻을 같이하는 몇몇 중견국이 협력하여 특정 이슈에 관심을 표명할 때 그 파급력은 대단하며 강대국도 무시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이러한 중견국 모임을 주도하는 국가에 대한 강대국의 대우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주요 강대국 파트너인 미국, 중국과 양자관계를 더욱 대등하게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도 중견국 리더십 외교는 우리에게 필수적이다. 그래서 우리와 뜻을 함께할 수 있는 중견국 파트너를 잘 파악해서 인적 교류를 통해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우리 능력을 바탕으로 특화할 수 있는 이슈에 공통으로 관심을 갖도록 유인하는 데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에서 중견국 리더십을 구축하는 데는 촉매자, 촉진자, 관리자 역할, 그 중에서도 특히 촉매자 역할이 중요하다. 특정 이슈를 선점하고, 그 이슈에 관심이 있거나 비슷한 환경에 처한 나라들의 정치인, 전문가를 초청하여 포럼, 워크샵을 개최하여 그 이슈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촉매자 역할을 주도할 경우 촉진자 역할을 맡는 것이 자연스러워진다. 공동성명의 초안을 작성하여 참가국 대표들과 협의하고, 다음 모임의 의제, 장소 및 시기를 정하는 데 영향력을 발휘해서 모임의 의의 및 연속성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 모임을 정례화하기 위해 참가자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특정 이슈에 대한 관심을 촉진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효과적인 촉진자 역할로 인해 모임이 정례화될 경우 사무국 설치와 관련된 인력 배치 및 장소 결정 등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유리해진다.

    이번에 개최되는 제1차 믹타 국회의장회의에서는 유엔 총회에서 채택될 지속가능개발목표(SDG)의 효과적 이행을 위한 의회 차원의 협력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또한, 종전 및 분단 70주년을 맞아 동북아 평화정착 및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 기반 확보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번 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G20 회원국이지만 브릭스(BRICS) 회원국이 아니라는 공통점 외에는 특별한 공통분모를 찾기 어려워 보이는 5개 중견국간의 공통 관심사를 이끌어내는 논의 과정이 절실하다. 특히, 지속가능개발목표 중 5개국이 함께 특화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내는 일이 급선무다. 이번 회의 말미의 공동성명에 그러한 특정 분야가 선정되어 제2차 회의의 핵심 의제로 정해지는 데 우리 국회의장의 정치역량이 한껏 발휘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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