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식의 탄생 (67) 송이

"담박하고도 농후하네" 文人들도 예찬한 버섯

우리는 한식 또는 한식화된 음식에 녹아있는 유래와 역사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와 관련된 정보들을 하나씩 풀어보는 '한식의 탄생'. 한국인이 일상에서 접하고 있는 음식을 조금 더 깊숙히 들여다보자.

  • 취재=박정배 음식 칼럼니스트,'음식강산' 저자
  • 편집=뉴스큐레이션팀

    입력 : 2017.09.13 10:11 | 수정 : 2017.09.14 09:00

    더위가 한풀 꺾이면 숲에는 찬 기운이 감돈다. 소나무 숲 속 땅 온도가 19~20도 정도로 떨어지면 송이(松 ) 버섯이 나기 시작한다. 송이는 소나무 뿌리 끝에 붙어 소나무로부터 탄수화물을 공급받으며 살아간다. 갓이 벌어지지 않아야 상품으로 치지만, 송이 가치의 기준이 되는 특유의 소나무 향은 갓이 펴지려는 시점부터 급격히 높아진다.

    송이는 송이(松茸), 송이(松耳), 송지(松芝), 송심(松蕈), 송균(松菌) 등으로 다양하게 불렀다. 고려시대 문신 이인로(李仁老·1152~1220)의 '파한집'(破閑集·1260)에 '마침 송지(松芝·송이)를 바친 사람이 있어'라는 문구가 국내 송이 관련 첫 기록이다. 예부터 송이를 가을 선물로 많이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송이는 오래전부터 가을 미식(美食)의 절대 강자였다. 안동 지역의 음식을 기록한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1670년경)에는 만두나 대구 껍질 느르미, 잡채 등 다양한 요리에 송이가 사용되고 있다.


    조선 문인들은 송이 사랑을 시로 여럿 남겼다. 서거정(徐居正·1420~1488)은 문집 '사가집'(四佳集)에서 '팔월(음력)이면 버섯 꽃이 눈처럼 환하게 피어라, 씹노라면 좋은 맛이 담박하고도 농후하네'라고 노래하고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1610)은 '송이는 맛이 매우 향미하고, 송기(松氣)가 있다. 나무에서 나는 버섯 가운데서 으뜸'이라고 예찬하고 있다. 1960년대 말부터 일본으로 수출하면서 송이 산지에는 채취 열풍이 불었다. 요즘은 강원도 양양이나 경북 봉화가 송이 산지로 유명하나, 일제강점기까지만 해도 서울 남산 등 전국에서 채취됐다. 송이는 초가을에만 먹을 수 있는 '입맛을 사치하게 하는'(1936년 10월 4일 자 조선일보) 먹을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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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배는  
    남해 섬에서 남해 출신의 아버지와 삼천포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남해 죽방렴의 멸치와 삼천포의 쥐치 같은 비린내 나는 날것들을 먹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서울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며 돼지고기, 쇠고기 등 기름진 음식을 접했고, 음식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대학 시절 처음으로 평양냉면을 비롯한 북한 음식을 맛보며 우리 음식의 다양성에 눈을 떴고, 대학생 시절 폐선 되기 직전의 수인선 여행의 낭만이 몸속 구석구석 남아 있다가 일본 기차여행을 하면서 되살아났습니다. 방송 프로듀서, 출판사 대표, 애니메이션 제작사 대표 등 다양한 문화계 일을 해왔습니다. 일본을 70여 회 먹고 마시면서 돌아다녔고, 현재 음식평론가와 여행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음식강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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