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아 2500만원·김현주 200만원… 연예인 사진 무단사용 代價차이 왜?

입력 2015.06.25 01:33

[Law & Life]
재판부마다 산정기준 달라… 판례 없는 퍼블리시티권, 인정 기준 마련 시급

양은경 법조전문기자·변호사 사진
양은경 법조전문기자·변호사

허락을 받지 않고 스타의 사진을 상업적으로 사용했다면 어느 정도의 대가를 치러야 할까.

성형외과 개업 의사인 A씨와 B씨는 광고대행업체를 통해 병원 광고를 해왔다. 이 업체는 배우 김선아씨의 사진, 사인과 함께 "○○병원과 좋은 관계다. 조만간 찾아주실 거라고 연락 주셨다"는 글을 일주일 동안 게시했다. 실제로는 아무 친분 관계가 없었다. 김씨는 "퍼블리시티권 또는 초상(얼굴 모습)권, 성명(이름)권을 침해했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퍼블리시티권은 스포츠 선수나 유명 연예인의 경제적 가치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다.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상속될 수도 있는 일종의 재산권이다.

1심은 퍼블리시티권의 침해를 인정하면서 재산상 손해액 1500만원과 위자료 1000만원, 합계 2500만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24일 선고된 2심은 '실정법상 명문 규정이 없다'며 퍼블리시티권 침해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초상권과 성명권 침해를 인정해 1심과 액수가 같은 2500만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역시 광고대행업체를 통해 탤런트 김현주, 가수 유이, 손담비씨의 사진을 병원 홈페이지와 연계된 블로그에 게재한 경우는 성명권과 초상권 침해를 인정해 연예인 1인당 2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인터넷 쇼핑몰에 가수 수지의 사진과 함께 '수지 모자'를 판매한 경우에는 퍼블리시티권 침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물론 초상권과 성명권이 침해됐다는 이유만으로는 경제적 손해를 입었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이처럼 유명인 사진의 무단 사용에 대한 결과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무단 사용'을 불법으로 보는 점에서는 같다. 퍼블리시티권에 대해서는 아직 대법원 판례가 없고 하급심에서는 인정 여부가 갈리지만 성명권이나 초상권의 침해는 대부분 인정된다.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이라고 하더라도 허락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하면 인격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차이는 재산상 손해가 있었다고 볼 것인지, 손해액을 어떻게 계산할지에서 발생한다. 사진 무단 사용은 같은 기간 정식 계약을 체결할 경우의 모델료를 기준으로 삼는데 김선아씨의 경우 모델료 833만원보다 많은 1500만원을 인정했다. '성형 의혹'에 대해 유독 민감한 여자 연예인으로서는 특정 성형외과와의 친분을 내세우는 광고라면 훨씬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김현주씨 등의 경우 재산상 손해의 발생 여부가 불명확하다며 위자료만 200만원을 인정했다. 사진을 무단 사용한 인터넷 액세서리 판매 업체를 상대로 한 탤런트 송혜교씨의 경우도 위자료만 100만원 인정됐다.

법무법인 세종 임상혁 변호사는 "아직도 대법원 판례가 없는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할지 여부와 인정한다면 손해액을 어떻게 산정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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