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의 브레인 스토리] [141]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는가

조선일보
  •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입력 2015.06.25 03:00

    김대식 KAIST 교수 사진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두워 보인다. 끝없이 퍼지는 메르스, 추락하는 수출, 꼬이는 정치. 말로는 세상 최고지만, 사실은 말만 최고인 현실. 중국, 일본, 북한, 노령화, 빈부 격차, 2차 산업혁명…. 하나하나 만만치 않은 문제를 풀어야 하지만, 그 어느 문제 하나 제대로 풀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우리.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겨우 축구 잘하는 나라 정도로 대부분이 알고 있는 아르헨티나. 하지만 20세기 초 아르헨티나는 최고 선진국이었다. 넓은 영토, 발달한 농업, 잘 갖춰진 인프라. 유럽인들은 '미래의 나라 아르헨티나'로 이주했고('엄마 찾아 삼만리' 주인공 마르코의 엄마 역시 돈 벌러 아르헨티나로 가지 않았던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는 프랑스 파리보다 더 화려했다. 하지만 군사독재, 페론 정권의 포퓰리즘, 여야 갈등, 국가 부도 일곱 번, '잃어버린 50년'을 경험한 아르헨티나는 후진국으로 몰락한다. 여전히 파리보다 더 화려한 건물로 가득 찬 수도를 남긴 채 말이다.

    16세기 네덜란드는 역사상 최악 상황에 놓였다. 80년간 독립 전쟁을 통해 당시 최강국 스페인에서 독립했지만, 정세는 여전히 불안했다. 나라 반은 물에 잠겨 있었고, 스페인이 소속된 신성로마제국 국가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이때 네덜란드 리더들은 중요한 결단을 내린다. 불가능한 문제를 풀려고 하지 말자고. 불가능한 문제를 가능한 문제로 재해석하는 순간, 문제는 단순해진다고. 유럽 대륙이 막혀 있으니 바다로 나가 세상과 무역을 하기 시작했고, 잠긴 나라는 댐과 둑으로 보호했다. 공장 지을 땅이 모자라면 땅이 필요 없는 은행과 금융을 키우면 되고, 사람이 부족하다면 국적, 인종, 종교, 성적 취향을 무시하고 세계 최고 인재들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면 된다고.

    모두 영원한 진실과 정의를 추구한다는 이데올로기 덕분에 망한 아르헨티나. 반대로 실질적 해결책을 추구하는 네덜란드의 실용주의. 대한민국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마다 선택해야 할 우리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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