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초점] 中國의 자본시장 개혁과 한국 금융

    입력 : 2015.06.22 03:00

    中 증시, 홍콩과 연결한 후 거래액수 기준 세계 최대로
    위안화 국제화 등 금융빅뱅, 韓 금융 경쟁력 떨어뜨리고
    제조·서비스業 타격 줄 우려… 금융 시스템 개혁 서둘러야

    권구훈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진
    권구훈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중국의 자본시장 개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주식시장 전면 개방의 전 단계로 홍콩 증시와 본토의 상하이 증시를 연결하는 후강퉁(滬港通)이 11월 중순 실행됐다. 후강퉁 개설 이후 불과 반년 만에 중국 증시의 하루 매매량이 3000억달러 수준으로 급증했다. 작년 이맘때 매매량이 300억달러대였으니 1년 사이 10배로 늘어난 셈이다. 증시를 제한적으로 개방했을 뿐인데도 한국 증시 거래량의 30배 이상으로 폭증했을 뿐 아니라 미국 증시마저 두 배 이상으로 제쳐, 거래 액수로는 세계 최대 증시가 됐고 시장 가치로는 13조달러에 육박하니, 미국 다음으로 둘째가 됐다. 위안화 국제화로 아·태 지역 무역의 31%가 이미 위안화로 거래되고 있고, 국제통화기금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로 편입되면 위안화 국제화가 더 탄력 받을 것이다.

    중국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금융 개혁은 역사적 사건이다. 장쩌민 정부가 추진한 시장경제 개혁과 WTO 가입으로 2000년대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무역이 급성장했듯이, 시진핑 정부가 밀고 있는 자본시장 개방과 위안화 국제화는 향후 아시아 지역 금융시장은 물론 국제 금융시장의 지형을 바꿀 잠재력을 지닌다. 한국의 1992년 증시 개방이나 2007년 홍콩 증시 폭락의 경험을 볼 때,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겠지만 금융 개혁은 과투자로 허덕이는 제조업에서 서비스업과 같이 좀 더 역동적인 부문으로 자원을 재배분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증권회사, 자산운용회사, 투자자문사, 각종 회계법인과 법률회사 등 증권 관련 기관이 양적·질적으로 팽창할 것이고, 이는 중국 경제의 새로운 활력을 주고 부동산 위주의 자산 구성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금융 빅뱅으로 한국은 어떤 혜택을 볼 수 있을까? 한국은 전통적으로 중국 경제 개혁의 최대 수혜국 중 하나였다. 중국의 2002년 WTO 가입으로 이후 한국의 수출은 급성장했고 한국의 대중국 직접투자와 가공무역이 급증함에 따라 중국은 2003년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이 됐다. 이 때문에 중국의 성공적인 금융 개혁으로 한국이 혜택을 많이 볼 거라는 기대도 있음 직하다. 무엇보다도 증시 개방으로 중국 증시가 좋아지면 한국 증시도 같이 오른다든지, 자본 자유화로 중국 자본이 한국으로 유입돼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을 지지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중국의 성공적인 금융 개혁과 위안화의 국제화는 국제 금융시장의 규모와 질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금융시장 안정성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의 개혁은 한국의 금융기관에 도전적 요소도 갖고 있다. 자본시장 개혁으로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지수(MSCI)의 개도국 주식 지수에 중국 본토 주식이 편입되면, 중국의 비중이 현 25%에서 거의 두 배로 늘게 되고 이 때문에 한국의 비중은 점점 줄게 될 것이다. 또한 달러의 위상은 쉽게 바뀌지 않겠지만 국제화된 위안화를 바탕으로 중국 금융기업의 약진이 기대된다. 이 때문에 한국 금융기관은 해외에서 선진국 금융기관 외에도 성장성이 좋고 위안화 역외 차입이 자유로운 중국의 대형 금융기관과 경쟁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빨리 바뀌는 아시아 지역 금융 환경에서 한국 금융은 경쟁력 강화가 시급해질 것이다. 한국은 선진국 수준으로 금융 시스템을 가능한 한 빨리 업그레이드해야 할 것이고 이런 점에서 MSCI 선진국 시장 지수 편입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한국 금융이 상대적으로 뒤처지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경쟁력도 저하될 위험이 있다. 정부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금융 개혁을 추진하고 그 일환으로 외환거래법을 대폭 수정한다고 하니, 이로 인해 한국의 금융 영토가 제조업처럼 확장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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