腎臟투석실도 뚫렸다, 면역력 약한 환자 111명 격리

입력 2015.06.19 03:00 | 수정 2015.06.19 10:31

[메르스와의 전쟁]

-강동경희대병원, 165번 환자 이용한 투석실도 폐쇄
9일 발열·기침 증상 후 11일·13일 두차례 투석… 병원內 대량 감염 우려
사우디서도 투석실 오염… 감염자 대거 발생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전파와 관련해, 병원 감염이 대거 발생할 수도 있는 사태가 발생했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면역력 저하 상태인 만성 신부전 환자가 몰려 있고 장시간 체류하는 병원 내 신장 투석실에 정기적으로 드나든 사실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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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全직원 메르스 유전자 검사 - 보건 당국이 메르스 환자가 대거 발생한 삼성서울병원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에 대해 단계적으로 메르스 유전자 검사를 하겠다고 밝힌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직원들이 발열 검사를 받기 위해 응급실 앞에 줄을 서 있다. /성형주 기자
[뉴스 7] 강동경희대병원서 추가 확진…투석실 환자 '초비상' TV조선 바로가기
메르스 상황.
보건복지부는 18일 브리핑에서 "메르스 감염자(165번 환자)가 강동경희대병원 투석실을 이용한 것이 밝혀졌으며, 이에 투석실 이용 환자 111명을 즉각 격리 조치하고 165번 환자와 접촉한 정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투석실이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된 첫 사례다. 이에 따라 강동경희대병원은 지난 7일 응급실을 폐쇄한 데 이어, 165번 환자가 투석을 받은 인공 신장실도 18일 폐쇄 조치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76번 환자가 6일 응급실에 머무른 적이 있어 집중 관리 병원으로 지정돼 기관 코호트 격리를 받고 있는 곳이다. 보건 당국은 165번 환자가 지난 5일 76번 환자와 같은 시간대에 강동경희대병원을 이용하다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접촉 경위를 파악 중이다. 165번 환자는 증상 발현 이후에도 한동안 격리 조치되지 않았으며 16일에야 고열이 발생해 유전자 검사를 통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165번 환자가 9일 메르스 증상이 발현한 후 16일 격리되기까지 2~3일 간격으로 강동경희대병원 지하 1층 투석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65번 환자는 9일부터 약간의 미열과 기침 증상이 있었다"며 "이후 11일, 13일에 투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신장 기능이 망가져 몸속에 쌓인 요독성 물질을 소변으로 배출하지 못하는 만성 신부전 환자들은 대개 2~3일에 한 번 신장 투석실에 들러 투석을 받는다.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투석실에서 치료받던 환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내 추가 감염자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18일 이 병원 관계자가 마스크를 쓴 채 인공신장센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투석실에서 치료받던 환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내 추가 감염자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18일 이 병원 관계자가 마스크를 쓴 채 인공신장센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김지호 기자
문제는 만성 신부전 환자들이 병원 감염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신장 투석실은 침상이 나란히 놓여 있어 환자와 환자 간 거리가 2m 안팎이다. 한 번 투석하려면 4시간 정도 누워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메르스 환자가 내뿜는 바이러스양이 많아진다. 때로는 투석이 끝나 환자들이 투석실 옆 간이 공간에서 식사하기도 한다. 투석을 받으러 올 때는 힘이 들어 움직임이 적지만, 투석 후에는 활력이 다소 되살아나 움직임이 많아진다. 대장 기능도 살아나 투석 후에는 다들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된다. 이러한 것은 메르스 확진 환자가 다른 환자나 그곳 의료진에게 메르스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요소이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신장 투석실이 메르스 환자에게 오염돼 감염자가 대거 발생한 사례가 있다"며 "만성 신부전증 환자는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 메르스 감염 때 다른 사람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은경 센터장은 "165번 환자의 접촉자를 집중적으로 살펴 환자를 조기 발견, 치료하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환자들이 격리 중에도 정기적으로 투석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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