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이어 2주일 뒤 아내도… 메르스 비극

입력 2015.06.19 03:00 | 수정 2015.06.19 11:02

[메르스와의 전쟁]

-대전서 80代 부부 사망
시신엔 5겹 두꺼운 방호대… 유족들 격리에 임종도 못해
보상 문제로 火葬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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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화면 캡처
[뉴스 9] 메르스의 비극…남편 이어 아내도 2주 뒤 사망 TV조선 바로가기
어머니는 12일 만에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왔다. 메르스라는 병마에 아버지를 보낸 지 불과 2주일 만의 일이었다. 아들들은 어머니의 차가운 손이라도 한 번 쥐어보고 싶었지만, 먼발치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18일 오후 대전 충남대병원에서는 지난 3일 사망한 아버지 A씨(82·36번 환자)에 이어 이날 새벽 어머니 B씨(83·82번 환자)까지 부모를 메르스에 잃은 자식들과 방역 당국자들이 장례 절차를 협의했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부부가 모두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버지 A씨는 지난 5월 9일 세균성 폐렴 진단을 받고 대전 건양대병원 1007호실에 입원했다가 28일 같은 폐렴 증세로 이 병원에 입원한 16번 환자와 같은 병실을 쓰면서 메르스에 감염됐다. 16번 환자는 평택성모병원에서 1번 환자와 같은 층 병실을 썼던 사람이다.

겨우 회복세를 보이던 A씨의 용태(容態)는 다음 날인 29일부터 급격히 악화됐다. 그는 16번 환자가 메르스 환자임이 통보된 지 하루 뒤인 5월 31일 음압 격리 병동으로 옮겨졌고, 3일 만인 이달 3일 오후 결국 세상을 떠났다.

건양대병원 의료진은 그를 살려내려고 2시간에 걸쳐 심폐소생술을 거듭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 과정에서 중환자실 수간호사 신모(39·148번 환자)씨가 메르스에 감염됐다. A씨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자식들이 병원으로 찾아왔지만 격리 병실로 들어갈 수는 없었기에 아버지의 임종을 곁에서 지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A씨는 5일 충남대병원 안치실에서 별다른 장례 절차 없이 대전의 시립 화장터로 직행해 화장됐다. 이어서 A씨를 곁에서 간호했던 어머니 B씨마저 7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충남대병원 음압 격리 병실에 입원해 투병을 시작했다. B씨는 8일 큰며느리에게 전화를 해 억울함과 안타까움, 원망스러움을 호소했다고 한다. 그것이 B씨와 가족의 작별 인사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이날 새벽 B씨마저 격리 병실에서 사망하면서 자식들은 부모님 두 분의 임종과 입관 모두 제대로 지켜보지 못한 채 함께 장례를 치러야 하는 기구한 처지가 되고 말았다. 자식들은 "부모님께 수의도 제대로 못 입혀 드렸다"며 가슴을 쳤다.

정부와 유족 간의 장례 절차와 보상 협의는 결국 이날 타결되지 못한 채 하루를 넘겼다. 당국자들은 "우선 방역 지침대로 24시간 내에 화장을 하자"고 했고 3남1녀 자식들은 "정부에서 성의 있는 대책(보상)을 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아들은 "보상을 받는다고 죽은 분이 살아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두 분 모두를 이렇게 잃고 나니 참담하기 이를 데 없어서…"라고 말했다.

어머니 B씨의 시신은 현재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한 다섯 겹의 두꺼운 방호대에 싸여 안치돼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관련 법에 따라서 유족들에게 적절한 위로가 될 수 있는 지원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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