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완치자 19명… 早期 발견·치료가 생존 높인다

입력 2015.06.18 03:00 | 수정 2015.06.18 03:25

[메르스와의 전쟁]

-환자 거쳐간 병의원 100여곳
새 경유병원 나올 때마다 입원환자 조사하느라 난리

-메르스 감시 사각지대 4일
환자들, 낙인 두려움으로 행적 숨기고 새 병원으로… 감염 의심 확인에 4일 걸려

-면역력도 중요하지만…
"감염 의심땐 행적 밝히고 조기 진단 받는게 사는 길"

메르스에 걸리더라도 생존율을 높이려면 조기 검진과 치료가 중요하다. 그런데 메르스 의심 환자들이 감염 위험 병원에 들른 사실을 숨기는 바람에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수도권에 사는 50대 후반 여성 권모씨는 지난 5월 27~28일 암 치료 후 경과를 살피느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머물렀다. 이후 병원을 나와 집에서 머물다 몸이 좋지 않아 6월 8일쯤 지방의 중소 병원에 입원했다. 그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있던 시기는 메르스 수퍼 전파자 14번 환자가 머물던 시기와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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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퇴원 환자 현황. 메르스 퇴원자 연령별 분포. 메르스 증상 나타난 뒤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걸린 시간. 메르스 확진 판정받고 퇴원하기까지 걸린 시간.
역학조사팀이 권씨의 행적을 파악하고 관할 보건소에 격리자로 통보할 때는 이미 권씨가 집 주변 중소 병원에 입원한 후였다. 권씨는 중소 병원 의료진에게 삼성서울병원에 머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권씨에게 발열 증세가 나타났고, 메르스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중소 병원은 메르스 의심 환자라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진료하다 의료진이 집단 격리에 들어갈 처지가 됐다.

메르스 의심 깜깜이 4일

메르스 의심 사례가 전국의 의료 기관으로 흩어지면서 이런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의심 환자들은 낙인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메르스 발생 병원이나 경유 병원에 있었다는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만약 환자가 실제 메르스 감염자라면 그런 행동은 환자 자신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가족·주변인에게 메르스를 전파해 해를 입힐 수 있다.

병원은 현재 메르스 격리 대상자 6000여명의 명단을 확보할 수는 있다. 이를 병원에 찾아온 환자와 일일이 대조해야 한다. 현재 메르스 환자가 거쳐 간 병·의원 수만 100개에 가깝다. 새로운 발생·경유 병원이 나오고, 새로운 감염 위험 그룹과 격리자를 파악하는 데 이틀 정도 걸린다. 그 리스트를 본인들에게 통보하고 격리자 명단에 올려 병원이 확인할 수 있을 때까지 빨라야 2일 걸린다. 총 4일이 지나야 병원에 온 환자가 메르스 감염 의심 환자인지 아닌지 알게 되는 것이다. 또 새로운 메르스 발생·경유 병원이 나올 때마다 병원은 현재 입원한 환자들의 행적을 다시 추적해야 한다. 메르스 의심 사례인지 확인하느라 다른 일을 못 볼 지경이라는 게 병원들의 하소연이다.

(왼쪽 사진)17일 대전 건양대병원 간호대학 건물 앞에서‘예비 간호사’들인 간호학과 학생들이 모여 심폐소생술을 하다가 감염된 건양대 병원 선배 간호사의 쾌유를 기원하는 기도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17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여학생이 체온을 재고 있다. 메르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 모든 학교에서는 학생들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
(왼쪽 사진)17일 대전 건양대병원 간호대학 건물 앞에서‘예비 간호사’들인 간호학과 학생들이 모여 심폐소생술을 하다가 감염된 건양대 병원 선배 간호사의 쾌유를 기원하는 기도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17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여학생이 체온을 재고 있다. 메르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 모든 학교에서는 학생들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AP 뉴시스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정희진 교수는 "환자들에게 캐물어도 피해를 볼까 봐 메르스 관련 병원에 있다가 왔다는 것을 밝히는 일이 거의 없다"며 "그러다 뒤늦게 메르스 확진자로 의료진이 대거 격리에 들어가는 일이 전국 병원에서 반복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 발견, 조기 치료만이 살길

메르스 치사율이 그렇게 만만치 않다. 1호 메르스 환자를 통해 나온 2차 감염자 총 32명의 상태를 보면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2차 감염자가 나온 것은 지난 6일이다. 더 이상 2차 감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 32명 중 5명이 사망했고, 16명이 나아서 퇴원했다. 나머지 11명은 치료 중이다. 치사율을 감염자 전체를 기준으로 하면 15%다. 치료 중인 사람을 제외한 나았거나 사망한 감염자 기준으로 치사율을 따지면 현재까지 24%에 이른다. 물론 현재 치료 중인 11명의 결과에 따라 나중에 치사율은 달라질 수 있다.

치사율은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당시 얼마나 많은 양에 감염됐는지와 개인의 면역력에 따라 다르다. 기저 질환이 있느냐에 따라서도 크게 차이가 난다.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어떠한 경우라도 조기 발견해 조기 치료하면 생존율이 높아진다"며 "메르스 감염 의심 상황이었다고 의료진에게 먼저 정확히 말하고 조기 진단을 받는 것이 환자 자신이 사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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