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16일 남(南)중국해 난사군도(스프래틀리 제도)의 융수 등 일부 지역에서 진행해온 인공섬 조성 공사를 조만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난사군도에서 모래를 퍼부어 인공섬 7개를 건설하는 작업을 해왔으며, 이곳을 놓고 중국과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들과 미국은 인공섬 건설 중단을 요구해왔다.
외교부 루캉(陸慷)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난사군도 일부 도서에 대한 매립 작업이 조만간 완료될 것"이라며 "인공섬 건설은 중국의 주권 안에서 진행되는 합법적인 일로 어떤 국가도 겨냥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에 대해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이번 조치는 남중국해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는 23~24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간 경제전략 대화와 오는 9월 시진핑 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중국이 화해의 제스처를 보여줬다는 뜻이다. 당분간은 추가 매립공사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자오커진 칭화대 교수는 "(중국이) 긴장을 낮추려는 일종의 위기 관리"라고 AP통신에 말했다. 향후 중국이 추가 매립 공사를 하지 않는다면 인공섬 논란은 더 이상 불거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미·중은 남중국해에서 확전(擴戰)하기에는 둘 다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당장 중국은 다음 달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평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현재 베이징이 유력한 개최 후보지다. 또 중국은 오는 9월 항일전쟁 승전 70주년 열병식에 미군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부담을 안고 있다. 미국은 중동 등 다른 지역에서 풀어야 할 숙제도 산더미다. 최근 판창룽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워싱턴에서 만났지만, 양국은 남중국해를 놓고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갈등이 표출되는 모습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긴장이 계속 고조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중국의 일부 인공섬 완공 선언은 주변국의 반발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을 모두 건설하고 나서 동중국해처럼 방공식별구역을 선언해 배와 비행기의 통행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중국이 남중국해 암초·산호초 지대에 건설하려는 전체 인공섬 규모는 800㏊(8㎢)에 이르며 매립이 진행 중인 일부 섬에는 이미 포병 차량까지 배치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