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와의 전쟁] "청소하며 모은 돈 저금통에… 메르스 극복 도움 되었으면"

조선일보
  • 최종석 기자
    입력 2015.06.17 03:00 | 수정 2015.06.17 06:47

    환경미화원 2400명 성금 720만원 本紙에 보내와

    "적은 돈이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감염된 저소득층 환자들을 돕는 데 써주세요."

    16일 오후 본지에 성금 720만원을 기탁한 환경미화원들은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서울시 25개 구청에 소속된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하루 8시간씩 거리나 공중화장실 등을 청소한다. 평균 연봉은 3600만원 안팎이다.

    이들이 속해 있는 서울시청노조 주진위(60) 위원장은 "우리도 형편이 어렵지만 자연스럽게 성금이 모였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16일 오후 8시 인사동 거리에서 메르스 환자들의 쾌유를 기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16일 오후 8시 인사동 거리에서 메르스 환자들의 쾌유를 기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태경 기자
    서울시청노조는 지난 12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메르스 성금을 모으기로 했다. 주 위원장이 "지금 메르스가 퍼져 비상시국인데 성금을 내는 게 어떻겠느냐"며 의견을 냈고 각 구청 환경미화원의 대표인 지부장들이 만장일치로 뜻을 모았다.

    그리고 그동안 지부별로 살찌운 돼지 저금통 배를 갈랐다. 서울시청 노조는 지부별로 돼지 저금통을 마련해 자발적으로 동전을 모으고 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수재의연금을 내고 연말에 불우이웃도 도왔다. 2010년엔 천안함 수색 작업을 마친 뒤 침몰한 금양호 선원을 돕는 데 200만원을 내놨고 지난 2월에는 서울 관악구에 20㎏짜리 쌀 145포를 기부하기도 했다.

    이들은 병원 의료진 못지않게 메르스의 최전선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서울 종로구청 소속 김재덕(51)씨는 "종로는 특히나 유동 인구가 많고 쓰레기를 만지는 경우도 잦아 메르스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게 사실"이라며 "평소 일을 하다 보면 땀이 나고 답답해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메르스가 퍼진 이후엔 가족들도 걱정해 예외 없이 꼭꼭 챙겨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아픔은 같이 나눠야 한다"며 "우리의 작은 정성이 메르스를 극복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은 "메르스에 걸린 저소득층 환자와 가족을 돕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먼저 이렇게 귀한 성금을 모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모금회에 단체로 메르스 성금을 보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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