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적 病室문화 바꾸자] [上] 통제없는 問病, 폐렴 감염 7배 높았다

입력 2015.06.16 03:00 | 수정 2015.06.16 10:23

환자와 함께 먹고, 눕고… 메르스 감염 10명 중 4명은 환자의 보호자와 문병객

15일 현재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감염된 확진자는 150명에 이른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이 가운데 입원한 가족이나 지인을 만나러 병원에 갔다가 감염된 사람은 모두 54명이다. 보호자가 고용한 간병인(7명)까지 포함하면 모두 61명(40.6%)이다. 확진자 10명 중 4명은 어떤 경위로건 본인 진료가 아닌 병문안이나 보호자 자격으로 병원에 갔다가 메르스에 걸린 셈이다. 병원에 다녀갔던 이들이 지역사회로 돌아가 '병원 밖 감염'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이 병원에 있는데도 얼굴 한번 비치지 않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한국식 병문안 문화가 메르스 확산에 한몫했다는 게 의료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서울 강남·서초는 휴교 풀리고… 부산 43곳은 학교문 닫고 - 서울 강남·서초구에 내려졌던 유치원과 초등학교 일괄 휴업령이 해제된 15일 오전 서울 양전초등학교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등굣길에 올랐다(왼쪽). 반면 부산지역 유치원과 초등·중학교 43곳이 이날 메르스 확산을 우려해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부산 수영구 광안초등학교에서 방역요원이 빈 교실을 방역하고 있다.
서울 강남·서초는 휴교 풀리고… 부산 43곳은 학교문 닫고 - 서울 강남·서초구에 내려졌던 유치원과 초등학교 일괄 휴업령이 해제된 15일 오전 서울 양전초등학교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등굣길에 올랐다(왼쪽). 반면 부산지역 유치원과 초등·중학교 43곳이 이날 메르스 확산을 우려해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부산 수영구 광안초등학교에서 방역요원이 빈 교실을 방역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장련성 객원기자
본지가 메르스 사태로 방역(防疫)이 한층 강화된 서울의 주요 병원을 직접 찾아봤다. 병실은 환자의 건강뿐 아니라 병의 외부 확산을 막기 위해 외부와 격리돼야 하는 게 원칙이다. 이를 위해 병원은 면회 시간 제한, 외부 음식 반입 금지 등 저마다 병문안 관련 지침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다. 병실에서 환자와 가족이 모여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문병 온 사람들이 병상에 누워 쉬는 모습은 메르스 사태에도 여전했다. 술을 들여와 마시거나, 심지어 담배를 몰래 피우다 적발되기도 했다. 면역력이 약해 감염 위험이 큰 어린이들도 통제 없이 병실을 들락거렸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시스템을 갖췄다는 평을 받고도 메르스에 휘청거리는 한국 병원의 속살이다.

환자 1000명당 하루 발생 감염 건수 정리 표
지난해 고려대 의대 안형식·김현정 교수팀이 조사한 병원 내 감염 실태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보호자·간병인 등 문병객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병실은 이를 통제한 병실보다 병원 내 감염 비율이 2.87배 높았다. 폐렴은 감염 비율이 6.75배나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형식 교수는 "환자가 입원한 이상 환자 관리는 병원 책임인데, 유교적 문화가 강한 한국에선 직접 찾아와 위로하고 돌봐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며 "한국의 병실은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처럼 돼 버렸다"고 말했다.

메르스 감염 우려가 커지며 일부 병원은 뒤늦게 공항 검문·검색 수준으로 문병객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은 지난 13일부터 문병객을 비롯해 모든 병원 방문자를 대상으로 체온 측정과 손 소독을 하고 신원 확인까지 마친 후에야 병실에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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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화면 캡처
[뉴스 7] 문병문화의 비극…일가친척 5명 메르스 확진 TV조선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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