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삼성서울병원 책임론 공방...병원측은 "우리가 아니라 국가가 뚫린 것"

입력 2015.06.11 16:47 | 수정 2015.06.11 16:59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삼성서울병원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메르스 감염 환자에 대한 초동 대응이 부실해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측은 11일 “우리 병원이 뚫린 게 아니라 국가가 뚫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국회 중동호흡기증후군 대책 특별위원회는 질병관리본부와 삼성서울병원을 상대로 메르스 확산 사태의 대처에 대한 질의를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은 “이번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장은 삼성서울병원을 완전히 치외법권 지대처럼 다뤘다”며 “오늘 발표에 의하면 전체 환자 122명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환자가 55명으로 어마어마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외래 환자가 1명 또 확진자가 됐다”며 “굉장히 걱정스러운 사태까지 와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이 이렇게 허술하게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질병관리본부가 전혀 체크가 안 됐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삼성서울병원에서 응급실을 이용하지 않은 77세의 여성이 정형외과 외래 진료를 받은 뒤 115번 환자로 확진 판정을 받아 '메르스 공기 전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로비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5.06.11. go2@newsis.com
새누리당 소속인 신상진 메르스특위 위원장 또한 "삼성서울병원은 1번 환자를 확진해놓고도 14번 환자에 대해서는 빠르게 확진하지 못했다"라며 "정부와 삼성서울병원은 14번 환자가 (1차 확산 진원지인) 평택성모병원에 들린 정보 등을 공유하고 빨리 대처해야 했다"라고 했다. 그러자 정두련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과장은 "메르스는 국내에서 한 번도 발생한 적 없는 해외 유입 감염병"이라며 "삼성서울병원에서 1번 환자를 진단할 수 있었던 이유는 중동에 다녀왔다는 단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14번 환자는 중동에 다녀온 환자가 아니고 다른 병원을 거쳐 온 폐렴환자에 불과하다고 봤다"라며 "어느 병원에서 메르스가 집단 발병했다는 정보가 없이는 진단할 수 없다"라고 해명했다. 14번 환자는 평택성모병원에서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입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부실 대처 논란과 관련해 자신들의 잘못이 없었다고 정면 반박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박혜자 의원이 “삼성서울병원이 뚫려서 수퍼 전파자가 나온다. 삼성병원에서 애초에 막았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하자, 정두련 과장은 “우리 병원이 아니라 국가가 뚫린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삼성서울병원은 뚫린 게 아니라는 뜻이냐”고 묻자 정 과장은 “네”라고 했다. 14번 환자의 관리 소홀 지적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병원의 잘못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일부 야당 의원들은 삼성서울병원 폐쇄를 주장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김영환 의원은 "그간 삼성의료원은 응급실 내에서 (확진자가) 섞여서 감염됐는데 외래환자 감염 사례니까 공기감염과 관련이 있지 않나 한다"며 "삼성서울병원은 일부 지역이라도 폐쇄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평택성모병원은 폐쇄하지 않았나. 평택은 폐쇄하고 더 많은 확진 환자와 슈퍼환자가 발생한 삼성의료원은 일부 폐쇄를 검토하지 않느냐"며 “병원 내 공간에서 감염된다면 외래환자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도 했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도 "121명의 확진 환자 중 55명이 삼성의료원을 거치거나 삼성의료원에서 발생했다"며 "평택성모병원 이상의 조치를 취해야 되고 삼성서울병원 전체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삼성병원 비호, 의료민영화 추진, 공공병원 폐쇄로 메르스 재앙 확산시킨 박근혜 정부 규탄 및 대국민 사과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5.06.11. kkssmm99@newsis.com
한편, 의료민영화저지범국민운동본부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전면적인 역학조사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환자 수는 현재 55명으로 1차 확산 진원지인 평택성모병원보다 많다"며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한정한 역학조사를 병원 전체로 확대하고, 조사 결과를 시급히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역거점 공공병원이 없는 만큼 민간병원을 임시 메르스 거점병원으로 지정해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긴급 전국방역망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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