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와의 전쟁] 메르스 정보 앱·手製 세정제 만들어 무료 배포… 힘 보태는 시민들

입력 2015.06.11 03:00

"이웃 안전할 수 있다면 만족" 자기 돈·시간 들여 자원봉사… 메르스 확산 저지에 총력전
보건소서 상담전화 받거나 격리대상 상태 체크 돕기도

서울시 강남구청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방역대책본부가 설치된 강남보건소는 지난주부터 주말·휴일도 반납한 채 메르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상당수 일반 병원이 호흡기 질환이나 고열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 진료를 꺼리면서 오갈 데 없어진 주민들이 보건소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찾은 보건소 3층의 상담센터는 대형 통신사 콜센터를 방불케 했다. 상담원 10여명은 오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24시간 메르스 상담 전화를 받고 있었다. 메르스 감염 위험성이 제기된 자가격리 대상자들의 상태를 하루에 두 번씩 확인하느라 화장실도 교대로 가고 있었다.

메르스 확산 기세를 꺾기 위한 분투가 대한민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보건당국과 의료진은 감염 위험을 무릅쓴 채 잠을 아껴가며 몰려드는 환자들을 돌보고, 자기 돈과 시간을 쏟아가며 메르스 방역에 뛰어드는 시민도 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안모(32)씨는 메르스 방역의 최전선으로 꼽히는 응급실에서 하루 14시간씩 진료를 보고 있다. 안씨는 4개월 뒤면 아버지가 된다. 그는 "나 때문에 혹시라도 아내 배 속의 아기에게 메르스가 옮게 될까 봐 걱정되긴 하지만, 의사로서 해야 할 일이기에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안씨의 아내 박모(28)씨도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내과 전문의다. 임신 6개월째를 맞은 박씨도 병원에서 환자를 맞고 있다. 박씨는 "메르스 감염 걱정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주치의로 맡아온 환자 중에는 70~80대 고령 환자가 많아 손을 놓을 수 없다"며 "대신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씻기와 소독을 게을리하지 않으면 메르스도 이겨낼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막연한 메르스 공포에서 벗어나자며 발 벗고 나선 시민도 있다. 지난 3일 한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메르스 제보하기' 앱을 개발해 무료로 배포했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이 앱에 공유되는 지도에 메르스 환자 발생이 의심되는 지역을 표시할 수 있고, 또한 다른 이들이 신고한 지역을 보며 메르스 위험 지역을 파악할 수 있다. 현재까지 1만여명이 이 앱을 내려받아 정보를 나누고 있다. 지난 2일에는 다른 프로그래머가 'Mers-Cov'라는 이름의 앱을 무료 배포했다. 메르스 발병 시 증상과 예방 수칙을 전자책 형식으로 담아 알려주고, 질병관리본부 메르스 핫라인(043-719-7777)도 터치 한 번으로 연결해주는 앱이다. 메르스 확진자 발생 위치와 메르스 관련 속보를 알려주는 '안티 메르스' 앱, 메르스 관련 뉴스를 자동으로 모아 보여주는 '메르스 뉴스룸' 앱도 무료로 시민에게 배포됐다.

최근 시중에서 손 세정제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한 네티즌은 블로그·카페 등을 통해 '손 세정제 만드는 법'을 알리고 있다. 소독용 에탄올, 글리세린, 물을 사용해 손 세정제를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가 하면 자신이 직접 만든 세정제를 무료로 나눠주는 이도 있다. 대학생 윤모(22)씨는 얼마 전 자신이 집에서 만든 천연 손 세정제를 8명에게 배달비까지 손수 부담해 무료로 보내줬다. 윤씨는 "돈은 중요하지 않다"며 "누군가가 내가 만든 손 세정제를 쓴 덕에 메르스에서 안전할 수 있으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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