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의 브레인 스토리] [139] 로봇과 바이러스

조선일보
  •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입력 2015.06.11 03:00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지난 몇 주 두 가지 큰 뉴스가 있었다. 우선 '중동호홉기증후군'으로 불리는 신종 바이러스(MERS-CoV)가 우리나라를 강타하고 있는 것이다. 중동도 아니고, 낙타도 없는 대한민국에서 문제를 키운 정부와 병원들, 몇몇 환자들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밝은 소식도 있었다. 미국 국방고등기획국(DARPA)이 연 재난 로봇 챌린지에서 KAIST 오준호 교수팀이 우승했다는 뉴스였다.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DARPA가 무슨 기관이었던가? 초기 'ARPANET'이라 불리던 인터넷 그 자체를 만들었고, 3번의 챌린지로 무인 자동차 기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곳 아닌가!

    이번 로봇 챌린지 역시 어려웠다. 로봇이 차를 몰고, 사다리에 올라타고, 장애물로 가득한 길을 지나가고…. 현재 로봇 공학 기술로서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MIT·NASA 같은 전세계 최고 대학·연구소들이 참여한 대회에서 우리나라 팀이 우승한 사실은 그렇기에 진정으로 축하할 만한 일이다. DARPA 챌린지 우승은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교훈까지 줄 수 있다. 성공적인 로봇의 핵심은 '예측'과 '피드백'이다. 로봇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문제들을 예측하고 정확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준비하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세상은 인간의 상상력보다 더 복잡하다. 우리가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문제들 역시 존재한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피드백이 중요하다. 예측할 수 없었던 문제와 초기 실수를 빨리 인식하고 새로운 현실에 유연하게 대응해야만 로봇은 다양한 상황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감염병 대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예측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준비하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또는 예측 범위를 넘는 일들이 벌어졌을 때 대응 능력이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 그런 의미에서 불행히도 우리 정부와 사회는 이번 '전염병 대응 챌린지'에서 전 세계 최악 수준의 성적을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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