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스탠퍼드 동시합격 주장 '천재 소녀' 미스터리

입력 2015.06.10 21:45 | 수정 2015.06.10 22:19

미국 유학 중인 여고생 김정윤(18·미국명 새라 김)양이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에 동시 진학한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두 대학이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애나 코웬호벤 하버드대 공보팀장은 9일 김양의 합격 여부를 묻는 본지의 이메일 질의에 대해 "스탠퍼드에서 1~2년간 배운 뒤 하버드에서 나머지 기간을 공부하는 공동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김양이 하버드대에서 받았다고 공개한 합격통지서에 대해서도 '위조(forgery)된 것'이라고 했다.

리사 라핀 스탠퍼드대 공보팀장도 이날 이메일 답변에서 "스탠퍼드와 하버드에서 동시에 공부하는 형태의 프로그램은 없다"면서 "김양 가족이 공개한 합격통지서는 진본(authentic)이 아니고, 스탠퍼드대가 발행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양 가족은 본지 통화에서 "하버드와 스탠퍼드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양의 아버지 김정욱 넥슨 전무는 "정윤이가 합격통지서를 받은 후 두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 학생증도 받았다"면서 "미국으로 건너가 경위를 파악한 후 설명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버드·스탠퍼드 동시 진학 의혹

김 전무는 "우리 가족뿐 아니라 정윤이가 다니는 토머스제퍼슨과학고 입시 담당 교사도 하버드대로부터 온라인으로 합격 통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동안 두 대학과 주고받은 관련 자료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양이 입시 브로커에 속았을 가능성에 대해 김 전무는 “입시 브로커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김양의 가까운 친척들은 9일 김양 집을 찾아가 “혹시 네가 거짓말한 것 아니냐”고 다그쳐 물었지만 김양은 “복수 합격과 동시 진학이 맞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의 동시 진학 소식은 지난 2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의 한국 언론을 시작으로 4일과 5일 국내 언론에 보도됐다. 본지도 김양의 아버지인 김 전무의 주장을 토대로 4일자 A25면 1단으로 '하버드·스탠퍼드大 동시 입학 珍기록… 美 유학 여고생 김정윤양'이란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미국 대학은 프라이버시(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지원자의 합격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기 때문에 김양 가족의 주장을 그대로 게재했다.

당시 김 전무는 "정윤이가 작년 5월 MIT가 주최한 연구 프로그램 경연대회에서 '컴퓨터 연결성에 대한 수학적 접근'이란 주제로 입상했는데, 그 주제에 하버드와 스탠퍼드 교수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면서 "두 대학이 상대방 대학에서 취득한 학점을 인정해주기로 합의해 동시 진학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양 역시 지난 4일 오전 종합편성채널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대학을 갈 것인지 묻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한 질문에) 저커버그가 갑자기 전화를 했는데 굉장히 놀랐다”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최고경영자)와 전화로 통화했다고 주장했고, “제가 외국인이라 제약도 많았고 전혀 힘이 안 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에요”라며 자신의 공부 비결도 소개했다. 5일엔 라디오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하버드랑 스탠퍼드대를 동시 입학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저 때문에 잠깐 특별한 케이스를 만들어주신 거라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 “어느 대학 졸업장을 받느냐”는 질문에 “제가 나중에 정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아마 하버드 졸업장을 받을 것 같다”고 답했다.

국내 언론 보도가 나간 후 토머스제퍼슨과학고의 한인 학생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의혹이 제기됐다. 공립인 이 학교는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특목고로 한인 학생들도 많다. 본지는 지난 8일 재확인 과정에서 ‘새라 김이 하버드대에 합격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이 이메일은 코웬호벤 하버드대 공보팀장 명의로 발송됐지만 그는 9일 “합격했다는 이메일을 보낸 적이 없다. 이메일은 위조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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