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韓·中 공식행사까지 취소… 中의 과잉반응

입력 2015.06.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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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녹용 정치부 기자

국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계속되면서 최근 한·중 공동 행사 두 건이 취소됐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8일부터 12일까지 중국 베이징(北京) 등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7차 한·중 고위언론인 포럼'을 갑자기 연기시켰다. 또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던 '2015 한국 기업 베이징 투자 설명회'도 무기한 연기됐다. 중국 베이징시 투자촉진국이 베이징 기업인과 국내 기업인의 정보 교류, 사업 기회 공동 모색을 위해 기획했던 행사다. 이 행사에는 베이징시 공무원과 기업인 200~300여명이 방한할 예정이었다. 중국 측이 메르스 전염을 우려해 연기를 요청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 측이 이렇게 하는 명분은 자국으로 메르스가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는 데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메르스 발병과 관련해 한국에 대한 여행 제한을 권고하고 있지 않다. 일반 관광객들이 스스로 염려해 한국 방문을 취소하는 것은 몰라도 중국 당국이 공식적인 행사까지 취소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치다. 양국 간 신뢰 관계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중국 장더장(張德江)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예정대로 11일부터 13일 까지 정의화 국회의장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2003년 중국에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번지기 시작했을 때 중국 당국은 감염자 수를 은폐·축소하는 바람에 사스를 확산시키는 결과를 빚었다. 하지만 당시 한국 정부는 30만달러를 지원하는 등 중국의 사스 퇴치 노력을 적극 도왔다. 특히 끝까지 교민 철수령을 내리지 않았고, 중국인에게 입국 비자도 발급했다. 중국은 그때 일을 벌써 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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