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여왕'으로 불리던 리샤오린(李小琳·54·사진) 중국전력국제유한공사 회장이 12년 동안 장악했던 회사를 떠난다고 경제주간지 차이징(財經)이 9일 보도했다. 리샤오린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강제 진압하는 데 앞장섰던 리펑(李鵬·87) 전 총리의 딸이다.
이 매체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리샤오린의 전력 회사와 핵발전소 관련 국유기업을 합병해 '국가전력투자집단공사'를 만들면서 이사진 명단에 리샤오린의 이름을 넣지 않았다. 대신 리샤오린을 낙후한 전력기업인 다탕(大唐)집단공사의 부회장으로 발령 냈다. 홍콩 대공보는 "인사 소식을 들은 리샤오린은 크게 화를 내며 문을 박차고 나갔다"고 전했다. 리샤오린은 사치 때문에 구설에 자주 올랐고, 막대한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지난 2012년 정치 행사 때 2000달러짜리 명품 정장을 걸치고 등장했다가 네티즌의 뭇매를 맞았다. 남편과 함께 조세 회피처에 245만달러를 예금했다는 해외 보도도 있었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리샤오린이 전력 업계에서 퇴장하는 순서를 밟는 것 같다"며 "시진핑의 부패 척결에 리펑 일가의 '전력 왕국'이 붕괴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리펑 일가는 전력공업부장과 총리를 지낸 리펑의 후광을 이용해 중국 전력업계를 장악했다. 리펑의 아들인 리샤오펑은 국유 전력기업인 화넝(華能)집단공사 이사장을 거쳐 산시(山西)성 성장에 올랐다. 그러나 리펑 일가가 부패 세력으로 몰리면서 리샤오펑은 지난 2월 성장의 감독·감찰 업무를 부성장에게 넘겼고, 리샤오린은 전력업계 한직으로 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