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봄 가뭄에 이어 초여름 가뭄까지 심각하다. 올 들어 강수량은 평년 대비 60~70% 선이다. 겨울 가뭄을 거친 뒤 봄 들어 잠시 비가 오는 듯하더니 멈춰버렸다. 수자원공사는 열흘 내로 큰 비가 오지 않으면 강원도에 지속되고 있는 가뭄이 심각해져 소양강댐 수위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경우 소양강과 그 하류 한강 등을 주요 식수원으로 하는 서울 등 수도권의 생활용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10여일 내로 비가 오지 않으면 수도권 일대가 큰 가뭄 사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는 장마가 6월에서 7월로 늦어진다는 전망까지 나와, 중앙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는 요구도 지자체 등에서 빗발치고 있다.
올해 소양강댐 유역에 내린 강수량은 158.9㎜다. 예년 평균(241.2㎜)보다 82㎜ 적었다. 5월 강수량도 28㎜로 예년 평균치 84.1㎜를 밑돌고 있다.
9일 현재 소양강댐 수위는 154m다. 만수위 190m보다 무려 36m 낮은 것이다. 봄 가뭄이 심했던 지난 3월 15일 157.84m보다 떨어져 최저 수치를 경신했다. 10일 내로 비가 오지 않으면 농업용수 등을 정상적으로 공급할 수 없는 150m 아래로 수위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양강 하류 한강 등의 수량 유지를 위해 소양강댐 방류량은 지난달 21일 이후 기존 28.2t에서 60t으로 늘었다. 비가 오지 않는 상황에서 소양강댐이 한강에 정상적으로 물을 흘려 보내면 하루 35㎝씩 수위가 낮아진다. 이 상태로 일주일이 지나면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양강댐 역대 최저 수위는 1978년 6월 24일의 151.93m였다. 저수율은 6월 초 현재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강원도는 가뭄이 장기화됨에 따라 9일 서둘러 가뭄 대책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18개 시·군과 농어촌기반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는 시·군별로 예비비 47억원을 들여 관정 개발, 관수시설 설치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행히 강원도의 경우 봄 가뭄에 대비해 작년부터 물 가두기, 하상 굴착 등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 덕에 이달 초 모내기 실적은 계획된 3만2400㏊의 97%까지 완료된 상태다. 강원도와 일선 시·군 및 농어촌공사는 가뭄 대책 상황실 운영에 들어가 간이 용수원 개발, 하상 굴착, 양수기 지원 등 사업을 최대한 벌이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중앙부처 등에서 국비 및 특별교부세가 지원되도록 적극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매년 6월쯤 시작되는 장마가 올해는 7월까지 늦어질 전망이며, 당분간 큰비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최근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