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들이 연주하는 '록 오페라' 만들고 싶었죠

조선일보
  • 박돈규 기자
    입력 2015.06.08 03:00

    개봉 19일만에 관객 300만 돌파… 영화 '매드맥스' 조지 밀러 감독

    10점 만점에 관객 평점은 8.81, 평론가 평점은 8.75. 낮과 밤처럼 취향이 정반대인 두 집단이 이렇게 나란히 환호성을 지를 영화가 또 있을까. 조지 밀러(70·호주) 감독이 연출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개봉 19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대사는 별로 없이 차를 타고 질주하는 이 액션물이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흥행하는 까닭을 묻자 밀러는 "극장이 아닌 TV 등 다른 형태로는 체험의 밀도가 떨어지는 액션 영화니까"라고 답했다. 영화 홍보를 위해 일본 도쿄에 머물고 있는 그를 지난 3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조지 밀러 감독은“480시간 길이의 촬영본을 2시간짜리 영화로 압축했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달 7일 배우 샤를리즈 테론과 미국 LA 프리미어 상영장을 찾은 모습.
    조지 밀러 감독은“480시간 길이의 촬영본을 2시간짜리 영화로 압축했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달 7일 배우 샤를리즈 테론과 미국 LA 프리미어 상영장을 찾은 모습.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아프리카 사막을 배경으로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들은 것 같다.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의 트럭이 지휘자라면 다양한 차들이 살아 움직이면서 여러 악기를 연주하는 셈이다. 자동차들이 어떤 역할을 해주길 바랐나?

    "그렇게 봤다니 놀랍다. 나는 이 액션 영화가 '시각적인 음악', 록 오페라가 되었으면 했다. 차들은 제각각 음악의 흐름과 이야기를 반영한다. 어떤 외모와 성격을 지닌 캐릭터라고 할 수도 있다. 차량은 또 반(半)종교적(semireligious)인 측면도 있다. 나아갈 방향을 잡아주는 운전대도 그렇다."

    ―자동차 굉음과 전투 속에서도 연주를 멈추지 않는 빨간 옷 기타리스트에 자꾸만 눈길이 붙잡혔다.

    "어느 시대나 전쟁음악이 있었다. 병사들에게 정보를 일러주면서 그들을 고무하는 역할이다. 차량 소음을 뛰어넘는 강력한 전쟁음악이 필요했다."

    ―맥스(톰 하디)는 환청과 환시에 시달린다. 30년 만에 '매드맥스' 후속편을 만들면서 당신을 가장 괴롭힌 생각은 무엇이었나?

    "맥스는 너무 많은 가족과 친구를 잃어버렸고 생각도 많은 사람이다. 난 그렇지 않았으니 운이 좋았다."

    ―여성영화 같기도 하고 환경영화 같기도 하다. 여성과 환경을 의식하며 만들었나?

    "여성과 환경이라는 주제는 이야기 자체에서 배어 나온다. 끝없는 추격을 담은 이 영화에서 강인한 여전사(女戰士) 퓨리오사는 독재자 임모탄으로부터 5명의 아내, 즉 미래를 가로채 달아나는 셈이다."

    ―이 어두운 영화에서 당신이 찾아낸 희망은 무엇인가?

    "절망적인 시대에도 어떤 횃불, 인간애를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맥스와 퓨리오사도 처음엔 상대를 죽이려 했다."

    ―감독으로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장대에 올라타 좌우로 흔들면서 공격하는 대목이다. 처음엔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했는데 CG(컴퓨터그래픽) 없이 진짜 액션으로 해냈다."

    ―한국 관객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내가 사실 봉준호 감독 팬이다. 그의 영화를 다 챙겨봤다. 봉 감독은 영원히 잊지 못할 순간을 빚어내곤 한다. 그렇게 영화 경쟁력이 센 한국에서 '매드맥스'가 사랑받다니 우쭐해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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