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성완종 비밀장부는 없다"

입력 2015.05.30 03:00

증거인멸 수사 사실상 마무리
成리스트 남은 6명은 서면 조사 '끝내기 수순'

정치인 6명에 서면 질의서, 금품수수 의혹 답변 요청
2억수수 의혹 선대위 관계자 압수수색하고 소환 조사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특별수사팀이 29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 직전 남겼을 것으로 추정된 '비밀 장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검찰은 경남기업 관계자들에 대한 증거인멸 관련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검찰 관계자는 "상상할 수 있는 범위 내 모든 장소를 확인했지만 비밀 장부나 그에 준한 자료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증거인멸 수사는 최종적으로 입건 대상자 선별만 남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를 제외한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정치인 6명에게 서면 질의서를 보내고 답변을 요구했다.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에 대한 불구속 기소 방침을 정한 검찰이 나머지 6명의 정치인에 대해 서면 조사에 나서면서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여권 정치인 8명에 대한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날 2012년 대선 당시 성 전 회장에게서 2억원 수수 의혹이 제기된 당시 새누리당 선대위 관계자 김모씨 집과 사무실을 압수 수색하고, 김씨를 소환해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검찰은 "오늘(29일) 성완종 리스트 속 남은 인물 6명에 대해 일괄적으로 서면 질의와 자료 요청서를 보냈다"며 "리스트 의혹과 관련된 질의와 자료 제출 요청"이라고 밝혔다. 검찰의 서면 질의 대상자는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병기 비서실장, 홍문종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등 6명이다.

특별수사팀이 꾸려진 지 48일 만에 '성완종 리스트' 속 남은 인물 6명에 대해 서면 질의서를 보내면서 과거 리스트 수사 전례에 비춰 볼 때 검찰 수사가 더 이상 확장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수사 기법으로 이해해달라"며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해 (리스트 6명의) 상세한 진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서면 답변서와 자료를 받아 검토한 뒤 추가 조사 여부와 조사 방법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남은 수사에서 결정적 단서가 확보될 경우 리스트 6인은 물론 2012년 대선 자금 의혹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수사가 진행될수록 중요 단서가 나올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는 상황이다.

검찰은 금품 공여자인 성 전 회장이 사망한 상황에서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 수사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두 사람과 달리 나머지 6명은 금품이 오간 구체적 시점이나 금품 전달 과정을 증언해 줄 제3자가 없어 수사가 쉽지 않았다. 성 전 회장은 자살 직전 남긴 메모와 육성(肉聲) 인터뷰에서 금품 로비 액수와 시기, 명목 등만 간략히 언급했을 뿐이다. 이병기 실장의 경우 수사 단서는 사실상 이름 석 자뿐이었다.

검찰은 그동안 리스트 속 6명에 대한 금품 수수 의혹 규명을 위해 금품이 오간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에 성 전 회장과 동선(動線) 일치 여부, 성 전 회장 주변의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 등을 추적해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금품이 오간 시기와 동선이 엇갈리거나 자금 흐름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아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자금 흐름과 관련된 회사 관계자는 물론 퇴직자까지 소환 조사해왔다"고 말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언급한 시점이 아닌 때에 금품 로비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 범위를 넓혀 왔다.

검찰이 이날 2012년 대선 직전 성 전 회장으로부터 2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씨를 소환 조사하고, 경남기업 관계자로부터 자금 흐름과 관련된 새로운 진술을 확보해 압수 수색에 나섰지만,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검찰은 경남기업 재무 담당 한장섭 전 부사장으로부터 "성 전 회장 지시로 2012년 2억원을 마련했고, 김씨가 경남기업을 찾아와 받아간 것으로 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씨는 새누리당 선대위 소속으로 수석부대변인 직책을 맡았기 때문에 '성완종 리스트'에 기재된 '홍문종 2억원'과 같은 돈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김씨는 "성 전 회장을 잘 알고 자주 만난 사이지만 2억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홍 의원 측근은 더더욱 아니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김씨 주변 계좌 추적을 벌이고 있지만 2억원 수수 여부는 물론 성완종 리스트 정치인들과 연관성 여부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성격상 수천만개 퍼즐을 맞춰가는 것"이라며 "자료를 더 검토해봐야겠지만 성과가 있을지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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