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간 나오토 "植民지배 통절한 반성"… 쾰러 "통일비용 따지지 마라"

  • 〈ALC 특별취재단〉
  • 박정훈
  • 선우정
  • 김성윤

    입력 : 2015.05.20 03:00 | 수정 : 2015.05.20 10:47

    ['終戰 70주년: 평화와 번영의 리더십' 세션]

    탕자쉬안 前 中국무위원 - 공생론 제시하며 美 겨냥해 "자국의 길 강요해선 안돼"
    헤이글 前 美국방장관 - "새로운 질서 구축의 시기… 유엔 등 통해 안정 추구"
    정종욱 통일준비위 부위원장 - "통일=희망, 발상의 전환을"

    19일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의 첫째 토론 주제는 '종전(終戰) 70주년 평화와 번영의 리더십'이었다. 토론에 참여한 한·미·중·일과 독일·태국의 전직 수반 및 고위 인사들은 경제 발전과 군사적 긴장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동북아의 공동 번영을 위해선 '제로섬식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간 나오토(菅直人) 전 일본 총리는 "일본이 과거 식민 지배로 아시아 국민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긴 데 대해 통절한 반성을 하며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했다. 간 전 총리는 2010년 일본의 강제 병합 100주년을 맞아 식민 지배를 사과하고 조선왕실의궤 반환을 선언했었다. 그는 "2차대전 종전 70주년인 올해는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노력을 필요로 한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도 8월 발표할 담화에서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제대로 계승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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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ssion 1 - 종전 70주년 : 평화와 번영의 리더쉽 - "과거사 반성한다"는 간 나오토 前 일본 총리/ 차재문 기자

    간 전 총리는 개막식에 앞서 열린 VIP 티미팅에서도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한·일 간 많은 문제가 있지만, 무라야마 전 총리 등과 협력해 잘 풀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도 "간 전 총리 같은 분들의 노력과 관심이 양국 관계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한·일 관계 회복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간 전 총리는 최근 중·일 갈등에 대해선 "그 배경에 일본의 잘못된 역사 인식도 있지만, 중국의 공격적인 해양 진출 추진이 차지하는 부분도 크다"며 "정치인들이 불필요하게 내셔널리즘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19일 '종전 70주년: 평화와 번영의 리더십'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19일 '종전 70주년: 평화와 번영의 리더십'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회자인 마이클 홈스 CNN 앵커,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 탕자쉬안 전 중국 국무위원, 호르스트 쾰러 전 독일 대통령, 척 헤이글 전 미국 국방장관, 간 나오토 전 일본 총리,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오종찬 기자

    10여년간 중국의 외교 사령탑을 맡았던 탕자쉬안(唐家璇) 전 외교 담당 국무위원은 "중국의 꿈은 아시아의 꿈과 연결돼 있다. 그 핵심은 협력·상생으로 평화와 발전을 유지하면서 아시아 운명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의 부상(浮上)'에 대한 우려의 시선에 '공생론'을 제시한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을 겨냥해 "어느 나라도 자국의 길을 남에게 강요해선 안 된다"고 했다.

    동북아 평화 번영을 위한 제언.

    호르스트 쾰러 전 독일 대통령은 "군사력 강화로 나라의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은 '커다란 환상'"이라며 "과거 지도자들은 이런 환상에 빠져 결국 두 차례의 끔찍한 세계대전이 벌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경제 통합을 이뤄야 전쟁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평화·번영의 길로 갈 수 있다"고 했다.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는 "2차 대전 후 세계가 대체적으로 평화를 누린 것은 무역 발전, 경제 성장 때문이었다"며 "국가뿐 아니라 기업들도 인프라 발전 등을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했다.

    척 헤이글 전 미 국방장관은 "현 시점은 새로운 세계 질서 구축의 시기"라며 "지난 70년 동안에는 개발·발전에만 집중해왔지만, 이제는 공통의 이익 추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헤이글 전 장관은 "유엔 같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틀을 통해 안정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 만찬 기조연설에서도 "오늘날의 세계는 관용이 없기 때문에, 분쟁 전에 상황을 관리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더욱 민첩한 사고를 해야 한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한반도 안보와 통일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민간 부위원장은 "그동안 '통일=부담'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통일=새로운 희망·기회'라고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쾰러 전 대통령은 "독일도 통일 전에는 비용 문제가 큰 화두였지만, 25년이 지난 지금 되돌아보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것이었다"고 했다.


    〈ALC 특별취재단〉

    박정훈 편집국 부국장, 선우정 국제부장

    ◇ALC취재팀=배성규(팀장)·김성윤·황대진·임민혁·정시행·박유연·이용수·정지섭·오윤희·선정민·이혜운·이신영·강동철·이송원·오유교·최원우·김민정 기자

    ◇ALC사무국=최우석(국장)·이지혜·변희원·유마디·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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