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한국 경찰, 中 신혼부부와 앱으로 필담 나누며 가방 찾아줘

입력 2015.05.06 19:18

서울 홍익지구대에서 허정민(28) 순경과 천러러(30)씨, 멍신(28)씨 부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 순경은 스마트폰 번역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천씨 부부가 가방을 찾는데 큰 도움을 줬다.
“헬프 미. 워더바오디우러(我的包丢了·가방을 잃어버렸어요)!”
지난 5일 오후 7시쯤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에 중국인 남녀 한 쌍이 들어와 짧은 영어가 섞인 중국말로 다급하게 말했다. 지구대에서 근무 중이던 경찰관 5명은 말뜻을 알아듣지 못해 눈만 껌벅였다. 두 사람이 드문드문 사용한 영어 단어와 손짓 발짓을 통해 어렴풋이 ‘뭔가를 잃어버렸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짐작할 뿐이었다.

이때 교육생 신분으로 지구대에 있던 허정민(28·여) 순경이 한국어와 중국어를 입력하면 서로 번역해 보여주는 스마트폰 통역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대화를 해보자는 꾀를 냈다. 이를 통해 두 사람은 최근 결혼한 천러러(30), 멍신(28) 부부로 ‘지난 1일 한국에 신혼여행을 왔으며 명동에서 홍대입구역까지 택시를 타고 오다 가방을 택시에 두고 내렸는데 9시간 뒤 중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부인 멍씨는 스마트폰 번역 앱에 “시어머니가 신혼여행 잘 갔다 오라고 일부러 챙겨 주신 가방이니 꼭 찾아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천씨 부부는 가방을 두고 내린 택시 차량 번호를 기억하지 못했다. 몇 분을 고민하던 이성재 순찰 1팀장이 “혹시 택시 안에서 찍은 사진이 없느냐?”고 물었다. 부인 멍신씨가 “‘한국 택시를 탄 기념’으로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 있다”며 사진을 보였다. 사진 속엔 조수석 앞자리에 붙어 있는 택시기사 등록증이 흐릿하게 찍혀 있었고, 이를 확대해 택시 기사 김모(55)씨 이름과 소속 회사를 확인해 두 사람의 가방을 찾았다.

70만원 상당의 현금과 신용카드 등이 모두 그대로 들어 있는 가방을 찾은 천씨는 엄지를 치켜들며 “한궈징차전방(韓國警察眞棒·한국 경찰 정말 최고다)”이라고 말했다. 중국 산둥성에서 음식점을 운영한다는 천씨 부부는 지구대 경찰들에게 “중국에 오면 우리 가게에 밥 먹으러 꼭 들르라”고 인사하고 지구대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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