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안 합의] 與 "原案보다 절감효과 커"… "재정문제 해결 못해" 지적도

입력 2015.05.02 03:00

[공무원연금 합의안 논란]

"與·野·공무원 모두 한발씩 물러선 타협안"
"20년 걸친 느슨한 개혁… 고참 공무원 거의 안줄어"

여야와 정부, 공무원 단체가 1일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관련, 공무원연금 개혁 실무기구에 참여했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향후 70년간 308조원 재정 절감은) 새누리당이 작년에 낸 최초 개혁안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지난해 10월, 신규 공무원의 연금은 국민연금 수준(기여율 4.5%, 지급률 1%)으로 낮추고, 기존 공무원은 기여율을 현행 7%에서 10%로, 지급률은 현행 1.9%에서 1.25%로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내용의 자체 개혁안을 냈다. 그러나 협상이 난항에 빠지자 '김용하 교수안(기여율 10%, 지급률 1.65%)'을 타협안으로 제시했다. 지난 29일에는 한발 더 물러서 '기여율 9.5%, 지급률 1.7%'라는 수정안을 냈다. 그러나 공무원 단체는 "기여율 인상은 수용할 수 있지만, 지급률은 1.75%가 마지노선"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새누리당은 "지급률을 1.75%에서 1.7%로 10년간 단계적으로 줄이자"고 마지막 카드를 제시해 합의를 시도했다. 이날 최종 합의된 내용은 '기여율 9%, 지급률 20년간 1.7%로 축소'가 핵심 내용이다.

김무성(오른쪽)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왼쪽)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한국노총 주최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두 대표는 이 자리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오른쪽)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왼쪽)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한국노총 주최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두 대표는 이 자리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성형주 기자
이 같은 합의안에 대해 새누리당이 추천한 실무기구 간사 김용하 교수는 "최초 새누리당안의 재정 절감 효과와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인사혁신처가 정밀하게 계산하면 재정 절감 효과가 더 커질 것이란 보고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중간에 절충안으로 밀었던 이른바 '김용하안(394조원)'보다는 효과가 덜하다. 또 정부와 여당이 이번 협상 과정에서 제시했던 안(기여율 9%, 지급률 1.7%)의 재정 절감 효과(313조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새정치연합은 "야당이 협상력을 발휘해 여당과 공무원 단체가 각각 한발씩 양보하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연금지급률 그래프

이번 합의안은 최종 연금 요율(기여율 9%, 지급률 1.7%)을 기준으로 할 경우, 공무원의 납입액은 매달 42만2300원으로 현 제도보다 10만9400원 올라가고, 30년 재직 뒤 받는 수령액은 매달 227만9700원으로 현재보다 26만8200원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학계 일각에선 "연금 개혁 흉내만 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가장 큰 문제는 연금으로 받는 돈을 의미하는 지급률을 내년부터 2036년까지 20년간으로 단계적 이행하는 데 합의했다는 점"이라며 "이렇게 20년에 걸쳐 느슨하게 떨어뜨리면 현직 공무원들은 연금액이 거의 줄지 않는다. 정치권이 공무원 노조가 '당분간 연금 개혁을 하지 말 것을 약속해달라'는 주장을 수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또 원래 연금법에는 5년마다 재정 재(再)계산을 해서 내는 돈과 받는 돈을 적정하게 정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20년 뒤의 것까지 합의했기 때문에 앞으로 20년간 연금 개혁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연금 수령자 연금액을 5년간 동결한 것 역시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말한다. 같은 기간을 근무하고 퇴직했어도 신규 퇴직자들이 기존 수령자들보다 더 많은 연금을 받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5년 뒤에는 동결한 만큼 다시 연금액을 올려 보전해 주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일부는 인정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 구체적인 협상 결과가 다 발표되고 재정 추계를 해보면 당초 새누리당 안보다 재정 보완이 더 이뤄진 방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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