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도심 불법시위… 폭력으로 얼룩진 노동절

입력 2015.05.02 03:00 | 수정 2015.05.02 10:39

[일부 시위대 "청와대로"]

警, 경찰버스로 차벽 치자 밧줄로 버스 묶어 끌어당겨
창 깨고 버스안 이불도 태워… 警, 올들어 두번째 물대포

근로자의 날인 1일 양대 노총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일부 조합원들이 사전 고지 없이 도로를 점거해 불법 폭력 시위를 벌이고, 이를 저지하는 경찰들과 충돌하면서 도심 일대에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이날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2015 세계 노동절 대회'를 개최한 민주노총은 본대회가 끝난 오후 4시 30분쯤 을지로와 종로로 행진을 벌였다. 애초 경찰이 허가한 2개 차로를 통해 행진하던 이들은 종로2가 사거리 부근에서 경찰 통제선을 무너뜨리며 청와대 쪽으로 향했다. 경찰은 즉각 이를 불법 시위로 규정하고, 경찰 189개 중대(약 1만5000명)를 동원해 통제에 들어가는 한편 시위대 이동 상황을 고려해 종로구 재동 일대와 3호선 안국역 일대에 경찰 버스 등으로 차벽(車壁)을 쳤다. 이에 시위대는 차벽을 뚫기 위해 밧줄 등으로 경찰 버스를 묶어 끌어당기고 물통 등을 경찰 버스에 던졌고, 경찰은 캡사이신 최루액과 소화기 분말 등을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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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날인 1일 밤 서울 종로구 안국역 사거리에서 시위대가 경찰 버스에 밧줄을 묶어 잡아당기자 경찰이 살수차를 동원해 물을 뿌리고 있다. 이들은 이날 서울광장에서 ‘2015 세계 노동절 대회’를 마친 뒤 청와대로 가겠다며 도로를 점거하고 행진하다 경찰이 경찰 버스로 막자 이같이 행패를 부렸다. /김지호 기자
근로자의 날인 1일 밤 서울 종로구 안국역 사거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경찰 버스에 밧줄을 묶어 잡아당기자 경찰이 살수차를 동원해 물을 뿌리고 있다. /김지호 기자

이후 시위대 5000여명은 청와대로 향하는 길이 막히자 오후 6시 30분쯤 종각역 사거리에 집결해 전(全) 차로를 점거한 채 집회를 벌였다. 또 4·16연대 등 세월호 관련 단체가 오후 9시부터 열기로 예고했던 추모제와 밤샘 농성 장소를 광화문 광장에서 안국역 인근으로 변경하면서, 시위대는 지하철 등을 이용해 세월호 유가족 120여명이 대기하고 있는 안국동 사거리로 이동했다. 이들이 이곳에서도 경찰 버스 유리창을 깨고 버스 안에 보관된 이불을 불태우는 등 과격 시위를 이어가자, 경찰은 지난 18일 폭력 시위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물대포를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불법 시위를 벌인 혐의로 30명을 연행했다.

앞서 오후 3시 서울광장에 집결한 민주노총 조합원 2만2000여명(경찰 추산)은 최저임금 인상, 공적연금 강화 및 노동시장 구조 개악 폐기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125주년 세계 노동절은 노동자뿐만 아니라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우리 모두의 날"이라며 "거짓과 부정, 부패 비리의 몸통인 박근혜 대통령은 퇴진하라"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는 세월호 유가족 120여명이 참여해 세월호 진상 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우리 가족들은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앞장설 것이며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함께해줄 것을 간절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조합원 4만여명(경찰 추산)도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개최된 전국 노동자대회에 참가했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올해와 같이 노동 기본권이 유린당하는 상황에서 맞이하는 노동절은 연대·투쟁하는 노동절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집회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 여야 국회의원도 다수 참석했다.

한편 오후 4시쯤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와 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 소속 조합원 150여명은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앞서 오후 1시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가진 집회를 마친 후 개별적으로 국회의원 면담을 신청해 국회 경내로 들어갔고, 각 지역구 의원에게 "공무원연금 개악을 중단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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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공무원연금 개악 중단'을 촉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고 본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공무원연금 개악 중단'을 촉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고 본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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