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먼지 바로 알기] [전문가 칼럼] 미세 먼지, 적과의 동거

  • 김태성 성균관대 교수

    입력 : 2015.04.28 03:00

    김태성 성균관대 교수
    김태성 성균관대 교수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지만 매해 반복되는 중국발 황사의 영향으로 다양한 꽃이 만개하는 봄에 외부 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것이 우리 일상이 되었다. 황사 때문에 인체에 해로운 미세 먼지가 주로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이동해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미세 먼지가 발생하고 있다.

    황사와 미세 먼지는 대기를 뿌옇게 만들고 상당히 먼 거리를 이동한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으나 발생 시기와 지역, 그 특성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황사는 강한 바람에 의해 공중으로 떠오른 흙먼지, 모래가 이동하면서 떨어지는 것으로 주로 봄에 아시아 대륙의 중국, 몽골에 있는 사막에서 시작된다. 황사의 크기는 1~1000㎛로 그중 우리나라까지 이동한 황사의 크기는 공기 중에 오랜 시간 떠 있을 수 있는 1~10㎛에 해당된다. 이 황사가 중국의 산업지역 및 대도시를 거치면서 미세 먼지가 될 수 있다.

    미세 먼지는 계절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데, 자동차 배기가스, 음식물의 조리 과정,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공장의 굴뚝, 산불 및 화전 경작 등 인위적인 원인에 의해 만들어지는 입자다. 그 크기는 10㎛ 이하로 정의되었다. 이 중 2.5㎛ 이하의 입자를 초미세 먼지로 분류하고 있다. 칼슘, 마그네슘 등 자연발원적인 성분을 갖는 황사에 비해 미세 먼지는 질산염, 중금속 등을 포함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

    미세 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고 질량이 적어 중력에 의해 침강하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따라서 한 번 대기 중에 유입되면 지표면으로 떨어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많이 알려진 것처럼 미세 먼지, 특히 초미세 먼지는 너무 작기 때문에 코털이나 기관지에 걸러지지 않고, 폐 깊숙이 침투해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이루어지는 허파꽈리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 인체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

    특히 2013년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초미세 먼지를 폐암의 원인 물질로 보고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최근 인하대학교 의과대학부속병원은 2010년 기준으로 서울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30세 이상 사망자를 분석해 이 지역에서만 미세 먼지 등 대기 오염 때문에 한 해 1만5000여 명이 기대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에 사망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환경정책 기본법을 통해 미세 먼지를 관리하기 시작했는데, 초미세 먼지는 2011년이 되어서야 연간 평균치 25μg/㎥ 이하, 24시간 평균치 50μg/㎥ 이하가 되어야 한다는 기준을 설정했고, 2015년부터 적용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기준이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치보다 높게 설정되어 있고, 지난 2월 서울 지역에 초미세 먼지 평균 농도가 200μg/㎥을 상회하는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하면서 75시간 동안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 높은 기준치를 초과하는 초미세 먼지 농도가 측정되고 있다.

    대기 중의 초미세 먼지 농도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배출원에 대한 파악부터 시작해야 되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장기간에 걸친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런 환경에서 건강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되면 외출을 삼가고 실내에 머무르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마냥 실내에 있다고 해서 초미세 먼지로부터 안전한 것은 아니다. 실내에 초미세 먼지가 포함된 공기가 유입될 수 있으며 조리 도구 등 초미세 먼지 배출원이 실내에 있을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규모가 큰 다중이용시설에서는 공조시스템에 필터나 공기청정장치를 장착해 여과된 공기가 유입되게 하는 것이 좋다. 일반 가정에서는 공기청정기 등을 활용해 실내의 초미세 먼지 농도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방법이다.

    초미세 먼지의 여과에는 주로 0.3㎛ 이상의 입자를 99.7% 이상 제거할 수 있는 헤파필터가 채택된 공기청정기가 권장된다. 요리를 하거나 청소기를 가동할 경우 실내에 초미세 먼지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대기 중 초미세 먼지 농도를 체크하고 환기하는 것이 좋으며, 만약 대기 중 초미세 먼지 농도가 24시간 평균치인 50μg/㎥을 초과했을 경우에는 환기보다는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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