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아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2~24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아프리카회의(반둥회의) 때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작년 11월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이어 시 주석과 아베 총리 간의 두 번째 정상회담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SCMP는 이날 "중·일은 역사 인식과 영토 문제로 갈등하고 있지만, 최근 대화의 기회를 계속 늘리고 있다"며 "아베 총리는 인도네시아에서 시 주석을 만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양국은 일본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국유화 조치 이후 중단됐던 의회 교류를 3년 만에 재개하는 등 얼어붙은 관계를 풀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당국 간 안보 대화도 4년 만에 다시 열어 해상에서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했다. 아베 총리는 올해 반둥회의 60주년 기념 연설에서 "전쟁(2차 대전)에 대한 반성의 뜻을 표명할 방침"이라고 일본 교도통신이 최근 전했다. 그러나 '사죄'를 언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 주석이 인도네시아에서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영남은 18일 인도네시아로 가는 경유지인 베이징에 도착했다. 시 주석은 2013년 5월 김정은 특사인 최룡해 당시 북한군 총정치국장을 접견한 이후 북한 고위 인사를 만난 적이 없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이번 반둥회의를 계기로 서로 냉랭하던 중·일과 북·중, 북·일 최고위층이 직접 만난다면 관계 개선의 기회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중·일과 북·중이 빠르게 관계를 개선할 경우, 한국이 외교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