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 11일 성 전 회장 측근들에 여러차례 전화 걸어 대화 내용 캐물어

입력 2015.04.12 23:09 | 수정 2015.04.12 23:13

이기권 전 새누리당 충남도당 대변인 "총리가 이럴 수 있나"

이완구 국무총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날 대화를 나눴던 충청 지역 인사들에게 지난 11일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대화 내용을 캐물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12일 이기권 전 새누리당 충남도당 대변인은 성 전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산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총리가 이용희 태안군의회 부의장과 김진권 전 태안군의회 의장에게 각각 12통과 3통씩 전화를 걸어 성 전 회장과 ‘무슨 얘기를 했느냐’고 캐물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변인은 성 전 회장의 측근으로 그가 숨지기 전날인 지난 8일 이 부의장, 김 전 의장과 함께 대화를 나눴다. 대화에 참여했던 이 부의장이 한 언론과의 11일자 인터뷰에서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의 이름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섭섭함을 토로했다”고 밝혔고 이 보도를 본 이 총리가 11일 오전부터 직접 전화를 걸어 따졌다는 것이다.
이완구 총리.
이 전 대변인은 “이 총리는 이 부의장에게 ‘왜 언론사에 그런 제보를 했느냐’고 짜증을 냈고, 대화 내용을 밝히기를 거부하는 김 전 의장에게는 ‘지금 5000만 국민이 시끄럽다. 내가 총리니까 나에게 얘기하라’고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 총리가 대화 내용에 대해 상당히 궁금했던 모양”이라면서 “검찰에서 묻는다면 얼마든지 나가서 얘기하겠지만 총리에게 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 부의장의 휴대전화 통화 목록까지 공개하면서 “총리가 비서실을 통해서도 아니고 자신이 직접 두 개의 휴대전화로 전화한 것은 좀 아니지 않으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전 대변인은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에 대해 언급하게 된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성 전 회장이 정치권 인사들을 통해 무리하게 수사하지 말도록 해줄 것을 이 총리에게 부탁했는데, 이 총리가 ‘전임인 정홍원 총리가 먼저 한 사건이기 때문에 도와줄 수 없다’는 대답을 내놓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성 전 회장이 막연히 봐달라고 했는데 잘 안 돼서 서운하다고 할 분은 아니고, 억울하다는 호소를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변인은 그러면서 “청문회 국면에서 여론이 좋지 않았던 이 총리가 ‘충청포럼’(성 전 회장이 만든 충청 출신 인사들의 모임)에 지원 요청을 했었다”는 말도 했다.

한편 이 전 대변인은 이날 폭로에 대해 “검찰이 이 문제와 관련해 저희를 조사하겠다면 언제든지 나가서 (오늘 발언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무총리실은 “이완구 총리가 신문 보도를 보고 평소 알고 지내던 두 사람에게 전화해 (성 전 회장 사망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고 보도 내용이 맞는지를 물은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기자회견 끝나고 성 전 회장이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맞나?
“차 한 잔 마시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김진권 의원이 ‘내일 영실심사인데 잘 받으시라’고 했고, 성 전 회장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청와대에서 검찰 쪽에 지시를 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다’, ‘이완구 총리가 나한테 이러면 안 되는데’라고 이야기했다.”

-이완구 총리에게 서운하다고 했나.
“네. ‘이럴 순 없는데’라고 했다.”

-서운하다는게 어떤 내용인지?
“의원 생활 동안 충청권 정치인이라고 서로 다 알고 있었다. 아마 DJP 연합을 하면서 이완구 총리 자민련으로 왔는데, 그 때 당시 자민련의 살림을 변웅전 의원이나 성 전 회장이 거의 했다. 그때부터 관계가 되어 있었다. 잘 모르는 사이라고, 친한 사이가 아니라고 했는데, 새누리당에서 성 전 회장 사건을 무리하게 하지 말라고 이완구 총리한테 부탁했는데, 이완구 총리가 성 전 회장에게 ‘정홍원 총리가 먼저 한 사건이기 때문에 어찌 도와줄 수 없다’고 했다고 한다. 추후에 알아보니까 JP하고 홍문표 의원하고 김태흠 의원께서 이 총리에게 전화를 했는데, 이완구 총리가 그렇게 답한 걸로 들었다.”

“이 사건 후 이 총리가 어제 오전 6시 20분에 거기에 같이 동석했던 이용희 의장한테 ’언론사에 그런 제보를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의장은 ‘있는 그대로 이야기했다’며 전화를 끊었는데 7시 46분에 다시 전화를 해서 유도 심문을 하는 거다. ‘성 회장이 말한 내용은 이용희 의원과 내가 친하니까 나에게 구명 활동을 하라는 취지로 이야기한 거 아니냐’고. 이 의장은 ‘나는 그런 건 모르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김진권 부의장에게도 전화를 해서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고 한다. ‘그건 총리님한테 말할 이유가 없지 않냐’고 하자 ‘내가 총리다. 나에게 다 이야기하라’고 고압적으로 전화를 했다고 한다.”
이완구 총리.
-여러 번 전화할 때마다 다 받았나?
“3번까지만 받았고, 그 이후엔 안 받았다. 다른 전화가 오는 것도 무서워서 못 받았다. 총리가 비서실을 통해서도 아니고 본인이 직접 전화번호 두 개를 가지고 한 것은 좀 아니지 않나. 이완구 총리가 고압적으로 자기와 관련된 언론 취재원한테 수십통 전화해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따져묻는 것은 잘못됐다. 필요하면 검찰에 가서 이야기하면 되는 거고, 떳떳하게 밝히면 되는데, 우리에게 총리라는 직함을 내세우면서 ‘5천만 국민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나에게 다 이야기하라’고 하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총 몇통인가?
“이용희 의원한테 12통, 김진권 의원한테 3통이다. 아마 김진권 의원은 이완구 총리와 언쟁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왜 내가 이야기해야 되나’라고 반문했더니 이완구 총리가 ‘너 누구냐’고 따져물었다는 얘기도 있다.”

-성 회장이 ‘이 총리가 나한테 이러면 안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뭐가 있었던 건가.
“성 전 회장은 상당히 신중하시고 입이 무거우신 분이다. 발언의 배경에 대해서는 설명하진 않으셨다. 이완구 총리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을 땐 그만큼 이완구 총리에게 기대를 했던 것 같다. 또 하나는 충분히 억울함을 다 얘기했을 것 같고, 표적수사를 받고 있다는 건 당신 스스로가 알았던 것 같다.”

-이완구 총리가 후보자 당시 충청포럼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하는데, 어떤 도움을 줬던 건가?
“청문회 당시 여러 의혹이 제기되자 잘못하면 국무총리가 안 될 수도 있었다. 후보자께서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성완종 회장이 그 지역에 가서 자문위원회 간담회나 다른 모임에 가서도 ‘이완구 총리 후보자 반드시 총리 돼야 한다’며 충청권 발전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낙마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 했었다.첫 번째로는 여러 명의 총리 후보자가 낙마했었기 때문에 자칫 이완구 총리까지 낙마하게 되면 현 정부가 상당한 위기에 빠져있을 거라고 판단하셨는지 반드시 총리를 시켜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런 것을 비춰볼 때 정말 성완종 회장은 다른 건 모르지만 정말 이완구 총리를 총리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건 건 맞다. 알고 있는 의원들도 많이 있고, 성완종 의원은 마당발이라고 소문났듯이 여야를 막론하고 많은 의원들에게 협조를 구했다.”

-이완구 총리가 오늘은 전화 안했나.
“어제 계속 안 받으니까 안 한 듯하다. 대한민국 총리가 비서를 통해서 한 것도 아니고 당신의 전화로 10 몇 통씩 전화를 하는데 받겠나.”

-이완구 총리가 했던 말은.
“김진권 의원한테 전화를 해서 그날 무슨 이야기를 했냐고 따져물었다. 김진권 의원이 왜 그런 답변을 해줘야 하냐고 하며 드릴 말씀이 없다고 하자 내가 총리이니까 나에게 다 얘기해라, 5천만 국민이 시끄럽다, 이렇게 고압적으로 김진권 의원에게 그날 나눈 대화내용을 추궁했다. 대한민국 총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본다. 다른 사법기관에서 저희들을 불러 조사를 한다면 당당히 응하겠지만 총리라는 지위를 이용해서 대화내용을 밝히라고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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