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에서] 젊은 공무원들의 '연금 逆說'

    입력 : 2015.04.09 03:00

    김민철 사회정책부 차장 사진
    김민철 사회정책부 차장

    공무원연금 개혁을 추진하면서 공무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진 것 같다. "박봉이지만 공무원연금을 보고 살았는데 이제 와서 대폭 깎겠다니 허탈하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여야의 대략적인 안(案)과 이를 변형한 안까지 다양한 안이 나오고 있지만 핵심은 재직 중 얼마를 내고(기여율) 은퇴 후 얼마를 받을 것이냐(지급률)로 모아지고 있다. 기여율은 월급여의 몇 %를 내느냐이고, 지급률은 연금 가입 기간이 1년 늘어날 때마다 늘어나는 연금 비율이다. 그러니까 은퇴 후 받은 연금액은 월급여에다 지급률과 재직 기간을 곱한 것이다.

    새누리당안은 재직자의 경우 현재 7%인 기여율을 10%로 올리고, 1.9%인 지급률을 1.25%로 낮추자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안은 기여율을 9%로 올리고, 지급률은 1.7%까지 낮추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을 조금씩 변형한 김태일 교수안, 김용하 교수안이 나와 있다. 이에 대해 공무원노조는 보험료를 더 낼 수는 있지만 받는 연금액을 줄일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행 공무원연금의 틀은 공무원연금을 처음 시작한 1960년 만들어 2008년 등에 조금 수정을 가한 것이다. 1960년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대 수명은 52세(남성 51.1, 여성 53.7세)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금은 82세로 30세나 늘어났다. 기대 수명이 52세인 시대에 만든 제도 틀을 30세나 더 늘어난 시대에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은 복잡한 계산을 하지 않더라도 분명하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연금 수급자 증가 등으로 국가재정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올해만 해도 (공무원연금에) 매일 80억원씩 보전액이 들어가고 있다"면서 "연금 개혁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내년부터는 매일 100억원씩, 5년 후에는 매일 200억원씩 재정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기존 수급자가 받는 돈은 거의 건드리지 않는 방식이다. 22년 전인 1993년 공무원연금이 처음 적자를 볼 즈음부터 합리적으로 손을 보았으면 지금 논의 중인 안보다 휠씬 조건이 좋은 안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무책임한 정부 담당자들이 쉬쉬하면서 방치해 지금 같은 '가혹한 안'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보건복지부의 젊은 과장은 "지금처럼 재정 적자가 심해지도록 방치한 것은 행정자치부와 기획재정부 책임이 크다"며 "미리 재정 악화에 대한 시그널을 주고 '더 내고 덜 받는' 제도로 조금씩 고쳤어야 했는데 이제 와서 한꺼번에 덤터기 씌우는 꼴"이라고 원망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지금 상황도 1993년과 다르지 않다. 지금 공무원연금을 적절하게 고치지 않으면 갈수록 기존 수급자가 늘면서 젊은 공무원들은 더 불리한 조건의 연금액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젊은 공무원들은 연금 개혁을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지속 가능한 연금으로 개혁하도록 힘을 보태는 것이 자신들의 노후에 유리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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