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이 남한 적응에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문제 중 하나가 '언어'다. 북한에서 나와 곧바로 남한으로 온 탈북자는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이질화가 심하다. "남북이 말이 통한다는 것은 옛날 얘기"라는 것이다.

이런 탈북자들의 어려움 해결을 위해 최근 남북한 언어 번역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됐다. 제일기획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과 함께 만든 남북 단어 자동 변환 스마트폰 앱 '글동무'는 모르는 단어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갖다대면 자동으로 그 단어에 대응하는 북한말이 화면에 뜬다. 예를 들어 개구쟁이는 북한말 '발개돌이', 거짓말은 '꽝포', 소매치기는 '따기꾼' 등으로 자동 번역된다. 이 앱은 탈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 출신으로 앱 개발에 참여한 주승현 박사는 "앱 개발 과정에서 '내가 10년동안 살아오면서 이 나라 언어를 새로 배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앱을 사용하면) 언어적 부담을 많이 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탈북자 언어 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와 민간기관들도 나서고 있다. 스피치 교육기관인 '주식회사 아나운서' 소속 전·현직 아나운서들은 탈북자의 언어 교정을 돕는 언어 교정 스피치 교육을 하고 있다. 실제 상황별 대화와 발성 훈련, 대화 동영상 촬영 등을 통해 언어 적응을 돕는다. 정부에서도 남북 간 언어 이질성을 극복하기 위해 '겨레말큰사전' 편찬에 나섰다. 편찬위원 28명은 작년 평양에서 회의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