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명 숨진 '케냐 테러', 알카에다·IS 주도권 싸움 탓

입력 2015.04.04 03:00

이슬람권서 IS 세력 커지자 알 카에다, 위기감 느껴
영향력 회복 위해 과격 테러

지난 2일 케냐 북동부 도시 가리사의 가리사대학교에서 발생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 샤바브' 인질극이 최소 147명 사망이라는 참극으로 끝났다. AFP 통신은 "알 샤바브 조직원들은 오전 5시 30분쯤 평화롭게 새벽 기도 중이던 기독교 학생들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며 "테러범 4명도 현장에서 사살됐다"고 보도했다.

3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테러로 목숨을 잃은 케냐 대학생의 어머니(가운데)가 오열하고 있다. 적십자사 직원이 그를 양쪽에서 부축하며 위로하고 있다. 알샤바브는 2~3일 북동부 도시 가리사의 가리사 대학교를 급습해 학생 등 147명을 살해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기독교인이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3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테러로 목숨을 잃은 케냐 대학생의 어머니(가운데)가 오열하고 있다. 적십자사 직원이 그를 양쪽에서 부축하며 위로하고 있다. 알샤바브는 2~3일 북동부 도시 가리사의 가리사 대학교를 급습해 학생 등 147명을 살해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기독교인이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AP 뉴시스
이번 테러는 1998년 이슬람 무장단체 '알 카에다'가 나이로비의 미국 대사관에서 벌인 차량 폭탄 테러로 213명이 사망한 이후 케냐 최악의 참사다. 이처럼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등 서방의 적극적 대응으로 주춤하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테러가 최근 갈수록 대담하고 흉악해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알 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가 벌이는 이슬람 극단주의 내 주도권 싸움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케냐 테러 직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알 샤바브'는 소말리아에 근거지를 둔 '알 카에다' 하부 청년조직이다. 작년 6·7월에 케냐 관광지인 라무 등에서 잇따른 테러로 100여명을 살해했고, 2013년에는 나이로비 고급 쇼핑몰을 공격해 67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알 샤바브는 경쟁 관계인 IS와 나이지리아의 보코 하람 때문에 근거지에서 세력이 축소되고 있었다"며 "알 샤바브는 과격 이슬람 세력 내 영향력 회복을 위해 자신들의 잔인함을 더 이상 숨기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케냐 위치 지도

IS는 2004년 알 카에다의 하부 조직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분리 독립했다. 지난해 6월 '이슬람 국가' 건설을 주장하며 시리아·이라크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IS와 알 카에다는 라이벌 관계로 변했다. 특히 IS가 인질 참수 동영상을 유포하며 과격 이슬람주의 추종 세력을 끌어들이자, 알 카에다도 이를 모방하고 있다.

알 카에다와 IS의 경쟁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지난 2월 알 카에다 하부 조직 '알 샤바브'가 미국 쇼핑몰 테러를 선동하는 동영상을 유포한 직후, IS도 조직원에게 미국 쇼핑몰 공격을 지시했다. 지난달에는 알 카에다 계열의 알누스라전선이 IS의 핵심인 시리아에서 이들리브라는 거점 도시를 장악했다.<BR>
IS는 시리아·이라크를 중심으로 이집트·리비아·알제리 등 북아프리카로 세력을 확장 중이다. 반면 알 카에다는 말리와 소말리아, 예멘 등이 핵심 거점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두 조직이 서로 치열하게 영토 경쟁을 벌이면서, 더 많은 조직원을 확보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과격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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