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상실, 異國의 강물에서 마주했네

입력 2015.04.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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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가 끝난 뒤

함정임 지음| 문학동네 | 224쪽|1만2000원

올해로 등단 25주년을 맞은 소설가 함정임이 신작 소설집을 냈다. 함정임은 그동안 소설 창작 외에도 문학예술 기행문을 많이 썼다. 그런 작가답게 이번 소설집은 떠돌이의 삶에 바탕을 두고 있다. 1960년대 부산에서부터 미국과 멕시코, 유럽에 이르기까지 소설의 무대가 끊임없이 이동한다. 소설집의 여러 인물은 저마다 다채로운 여정(旅程)을 보여준다. 어느 인물은 20대에 본 영화에서 마주친 '지중해의 뜨거운 햇살 아래 시퍼렇게 물결 치던 바다'를 동경한다. 그러나 그곳으로 여행을 떠난 것은 마흔을 코앞에 두고서야 가능했다. 뒤늦은 여행은 그 사이에 놓인 시간에서 잃어버린 것을 되돌아보게 한다.

함정임 소설은 몸이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도 마음이 깊은 상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야기를 다양하게 변주한다. 함정임 소설의 인물은 외국에서 마주친 강물의 흐름에서 시간을 거슬러 추억의 문을 열곤 한다. 함정임의 소설은 그런 내면의 떠돌이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독자의 귀에 속삭이면서 애매모호한 삶의 숨은 뜻을 더듬어가는 시적(詩的) 여행 에세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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