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르네상스 그늘에 가려진 소녀들의 죽음

조선일보
  • 유석재 기자
    입력 2015.04.04 03:00

    르네상스 뒷골목을 가다 책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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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네상스 뒷골목을 가다

    니콜라스 터프스트라 지음
    임병철 옮김 | 글항아리 | 436쪽 | 2만원


    미담(美談)으로 포장된 사건의 이면에 온갖 추악한 사실이 도사리고 있었던 예는 무수히 많다. 1544년 이탈리아 피렌체라는 시공간은 르네상스 황금기의 한복판이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그 '뒷골목'도 과연 그렇게 화려했을까?

    그때 피렌체에선 집 없는 소녀들을 위한 자선 쉼터인 '피에타의 집'이 세워졌다. 겉으로 봐선 문제없어 보인다. 그런데 14년이 지난 뒤 거기 수용된 소녀 526명 중 324명이 사망했다. 왜? 그 이유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하층민 소녀들이 경제적·종교적·성적으로 억압당했던 구조가 드러난다.

    소녀들은 저임금 노동집약적 견직물 제조업에 동원됐고, 호흡기 질환과 피부병에 걸렸으며, 현대인의 시각으론 이해할 수 없는 공공연한 성 착취에 희생당했다는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대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흩어진 미시사(微視史)의 편린을 모아 숨겨진 정치·사회적 메커니즘의 복원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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