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족보, 50만년 앞당겨졌다

입력 2015.04.01 21:13 | 수정 2015.04.01 21:41

1990년대에 발견된 '리틀 풋'의 두개골.

최초로 두 발로 걸었던 유인원(類人猿)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족보가 50만년 가까이 앞당겨졌다.

미국 퍼듀대 대릴 그레인저 교수 연구팀은 “1994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터크폰테인 동굴에서 발견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리틀 풋(Little Foot·작은 발)’의 화석이 367만년 전의 것으로 확인돼, 지금까지 발견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 게재됐다.

인류가 800만년 전 같은 조상을 가졌던 원숭이와 따로 진화하면서 가장 먼저 달라진 점은 두 발로 걷기 시작한 것이다. 두 발로 걷기 시작한 인류는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됐고, 그 덕분에 도구도 사용하기 시작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두 발로 걸은 최초의 유인원으로, 유인원이 인류의 직계 조상인 호모속(사람속)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징검다리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최초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화석은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나왔다. 320만년 전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 화석은 복원 결과 키 120㎝의 20세 전후 여성으로, 발 모양을 통해 직립보행(直立步行)을 했다는 점이 밝혀졌다. 발견 당시 유행하던 영국 그룹 ‘비틀스’의 노래 ‘루시 인 더 스카이 위드 다이아몬드’에서 이름을 따 ‘루시(Lucy)’로 불린다.

‘리틀 풋’은 1994년 말 발견된 화석이다. 처음엔 발 부분만 발견돼 ‘리틀 풋’이라는 애칭이 생겼고, 1998년까지 4년에 걸쳐 완전한 모양이 발굴됐다. 당초 리틀 풋은 덮고 있던 지층의 연대(年代) 분석 결과 200만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돼왔다.

그레인저 교수 연구팀은 스터크폰테인 동굴의 지층 구조를 분석, 이 지역에서 여러 차례 지층이 바뀌었다는 점을 발견했다. 지층이 섞이면서 리틀 풋의 연대측정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지층의 바뀐 위치 등을 고려해 연대측정을 다시 한 결과, 리틀 풋 화석은 367만년 전의 것으로 루시보다 50만년 정도 앞섰다. 특히 리틀 풋은 루시보다 더 먼저 존재했지만, 발 모양은 루시보다 더 인류에 가깝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루시가 속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일족이 아닌, 리틀 풋이 속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일족이 인류로 진화하는 징검다리였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허재원 박사는 “루시에 집중됐던 인류의 진화 연구에서 좀 더 다양한 이론이 제시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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