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Trend] 식욕·입맛까지 조종… '장내 세균' 때문에 살찐다

    입력 : 2015.04.01 09:11

    [장내 세균과 비만]

    나쁜 세균이 만든 독소, 혈액 침투… 뇌 자극해 식욕 억제 호르몬 약화
    과식 유발… 단 음식 계속 찾게 해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을 하거나 식이요법을 해도 살이 안 빠진다면 장(腸) 내에 살고 있는 100조 마리의 세균 탓일 수 있다. 사람이 많이 먹게 되는 행동이나 음식 선택이 장내 세균에 의해 조정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는 "비만인 사람과 비만하지 않은 사람의 장내 세균 종류가 다르다는 것은 2000년 중반부터 연구가 나왔다"며 "최근에는 장내세균의 비만 유발 과정을 밝히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장내 세균이 식욕 호르몬에 영향

    지난 3월 5일에 열린 미국내분비학회에서 캘리포니아 다비스 의대 레이볼드 교수팀은 장내 나쁜 세균이 더 많으면 세균이 독소(LPS)를 만들어 내고, 이 독소가 혈액 내로 들어가 뇌의 시상하부에서 렙틴(식욕 억제 호르몬)의 기능을 저하시켜 과식을 유발한다는 것을 쥐실험을 통해 밝혔다. 레이볼드 교수는 "장내 나쁜 균의 활동을 견제하는 유산균 등을 주입하면 과식과 비만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해결책도 제시했다. 장내 나쁜 세균이 많으면 단 음식도 계속 탐닉하게 한다. 안철우 교수는 "장내 나쁜 세균은 그렐린 같은 식욕 호르몬이 활성화 해 혈당을 빨리 올리는 단 음식을 찾게 한다"고 말했다.

    장내 나쁜 세균의 비만 유발 과정.
    /그래픽=김충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당뇨병에도 영향을 미친다. 2014년 이스라엘 바이츠만과학원 엘리나프 교수팀이 네이처誌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장내 세균이 없는 생쥐에게 인공감미료를 먹인 결과 나쁜 균인 박테로이드 균이 증가했고, 이들 쥐는 인슐린 저항성(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진 상태)이 증가해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졌다.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내과 백혜리 과장은 "장내 나쁜 세균이 많아지면서 면역 기능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산균 섭취하면 좋아

    비만·당뇨병을 막으려면 장내 좋은 균을 늘려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락토바실러스, 비피더스와 같은 유산균이다. 유산균은 요구르트·김치·된장 등 발효식품에 많다. 유산균의 먹이가 되는 프락토 올리고당, 이뉼린 등의 영양성분이 들어간 식품도 같이 섭취해야 한다. 대표적인 식품이 돼지감자·마늘·대파·양파·아스파라거스·바나나다. 안철우 교수는 "장내 나쁜 균을 활성화시키는 술·스트레스·항생제·인공감미료·액상과당·환경호르몬 등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내 세균

    소장과 대장에 살며 유익균과 유해균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주요 기능은 음식을 분해하고, 비타민· 효소 등을 만들어내는 것. 유해균이 늘면 염증·독소를 만들고 면역기능을 떨어뜨리며 비만을 유발한다. 대표 유해균은 박테로이드, 클로스트리듐 등이다. 피르미쿠테스는 비만을 유발, 박테로이데트는 비만을 막는 균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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