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美 앞둔 아베, 안보·경제 미국 뜻 다 들어줬다

    입력 : 2015.03.30 03:00

    ["그는 미래지향적"… 워싱턴 정계 '아베 띄우기' 화답]

    -아베의 親美 행보
    농민들 반대 무릅쓰고 TPP 타결시킬 가능성
    미군 주도 군사작전에 자위대 편입도 허용
    후텐마 美軍기지 이전도 지역주민 반대에도 강행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이 결정되면서, 미국 정부 및 의회 관계자들이 일제히 '아베 띄우기'에 나섰다.

    존 매케인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이 자신을 '열렬한 아베 지지자'라고 말한 데 이어, 데이비드 시어 국방부 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27일(현지 시각)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안보 관련 세미나에서 "아베 총리는 공개 발언을 통해 스스로 위대한 비전과 평화의 인물임을 보여왔고, 매우 전향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입장을 표명했다"며 "의회 연설에서 이런 입장을 다시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어 차관보는 "2차 대전 종전 70주년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이벤트로, 우리는 당시의 비극을 기억하지만, 종전 이후 미래를 지향해왔고 앞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26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강연 중인 존 매케인(가운데) 미 상원 군사위원장. 그는 이날“일본에서 오랜만에 강한 지도자와 안정된 정부가 나왔다”며 아베 총리를 극찬했다.
    26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강연 중인 존 매케인(가운데) 미 상원 군사위원장. 그는 이날“일본에서 오랜만에 강한 지도자와 안정된 정부가 나왔다”며 아베 총리를 극찬했다. /AP뉴시스

    매케인 위원장은 같은 날 CSIS 초청 강연에서 "오랜만에 일본에서 강한 지도자와 안정된 정부가 나왔다. 미국과 일본의 전략적 파트너십과 군사협력이 우수한 데 대해 매우 만족한다"면서 '열렬 지지자' 발언을 했다. 워싱턴 소식통들은 "일본이 그동안 군사·경제·동맹 같은 각 분야에서 미국이 원하는 대로 협력한 데 대한 일종의 찬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내 '아베 띄우기'는 4월 말 방미(訪美)하는 아베 총리의 선물보따리와 관련이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이때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 내 농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쌀 시장 개방을 일정 부분 허용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아베 총리가 미국의 입맛에 맞는 입장을 취한 게 한둘이 아니다. 오키나와 지역의 반대에도 후텐마(普天間) 미군 비행장 이전을 밀어붙이겠다고 아베 총리가 밝힌 것에 대해서도 고마워하고 있다. 이미 아베 총리는 헌법 해석까지 바꿔가면서 자위대의 집단자위권 행사 요건을 완화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동맹국이 공격받을 때도 반격에 나설 수 있게 해 사실상 미군 주도 군사작전에 편입할 수 있게 했다. 게다가 스텔스 전투기, 오스프리 수송기 등 미국의 첨단무기를 대량 구매하는 '바이어'이기도 하다. 중국 주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하지 않는 몇 안 되는 미국의 동맹도 일본이다. 영국 호주 한국 등 미국의 맹방들이 모두 AIIB 참여를 선언했지만, 일본은 미국 편에 섰다.

    아베의 친미 정책.

    이런 점을 들어 미국 내에서는 대규모 시위에도, 총리직을 걸고 미·일 안보조약을 개정한 아베 총리의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를 떠올리며 '친미(親美) DNA'를 공유하고 있다는 해석도 한다.

    한편 시어 차관보나 매케인 위원장 모두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했다. 시어 차관보는 "안보협력 강화를 위해 일본과 한국이 과거사 문제에서 훨씬 더 큰 진전을 이뤄내, 활기차고 미래 지향적인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매케인 위원장은 "한·일 양국 모두가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강력한 두 동맹인데, 두 나라 사이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점이 나를, 그리고 두 나라 모두의 친구인 우리 모두를 가슴 아프게 한다"면서 "위안부 문제와 함께 양국의 악화한 관계를 해결해야 한다. 나는 양측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계속 '서로 앉아서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간청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에게 경도된 분위기 때문에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한 '한국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