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있는 삶의 마무리 위해 호스피스 법제화를"

조선일보
  • 김정환 기자
    입력 2015.03.24 03:00 | 수정 2015.03.24 03:13

    -'호스피스국민본부' 발기인대회
    각계 유명인 등 1만4865명 동참'
    죽음의 질' 주요 40개국 중 32위… 환자·가족·의료진 모두를 위한 길

    與野 "합심해 입법화 노력하겠다"

    "우리 삶을 품위 있게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호스피스제도의 정착을 더 이상 늦출 수 없습니다."

    호스피스제도 입법에 뜻을 같이하는 각계 지도층 인사 등 330여명이 23일 국회도서관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 국민본부 10,000+ 대회' 발기인 모임을 가졌다. 호스피스국민본부는 지난 1월 회원 17명으로 발족해 현재 국회의원 35명 등 1만4865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호스피스·완화의료는 기대 여명이 1년 이내인 환자에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주고, 말기 암 환자 등이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받는 대신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의료 서비스다.

    ‘호스피스·완화의료 국민본부’가 23일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호스피스·완화의료 국민본부’가 23일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앞줄 왼쪽부터 최재천 국립생태원장, 나도선 울산대 명예교수, 안명옥 중앙의료원장, 김일순 연세대 명예교수,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 박재갑 전 국립암센터 원장, 이금림 방송작가협회 이사장, 백희영 전 여성가족부 장관. 뒷줄 왼쪽부터 최철주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 박상은 샘병원 의료원장, 서이종 서울대 교수, 윤영호 서울대 의대 부학장, 박명희 전 소비자원 원장, 허대석 서울대 의대 교수, 최영숙 대한웰다잉협회장, 이광영 한국골든에이지포럼 상임이사, 맹광호 가톨릭대 명예교수, 최열 환경재단 대표, 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이순남 이화여대 의료원장, 노유자 전 한국가톨릭호스피스협회장, 김시영 경희대 의대 교수. /이진한 기자
    행사 준비위원장인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은 "웰빙(well-being)은 웰다잉(well-dying)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말기 환자들에 대한 돌봄의 질을 높이는 호스피스 제도를 빨리 법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는 "고치지 못할 병을 무의미하게 치료하는 것은 가정 경제나 건강보험 재정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환자의 마지막을 존엄하게 하고, 의료비도 적게 드는 등 모든 면에서 호스피스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 수명은 83세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하지만 '죽음의 질'은 40개 주요국 중 32위로 하위권이다. 매년 국민 26만명이 사망하지만 삶의 마지막 10년을 아픈 상태에서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받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도 2002년 호스피스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13년이 지나도록 정착시키지 못했다. 지난해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말기 암 환자의 86%가 "호스피스·완화의료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정작 호스피스를 이용한 암 사망자는 13%에 불과했다.

    이에 호스피스국민본부는 국회가 호스피스제도 도입과 말기 암 환자 관리 개선을 위한 법안을 제정하고, 정부는 웰다잉에 관한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시민사회는 '웰빙·웰다잉' 사회문화운동에 나서자고 했다.

    정치권도 전폭 지원을 약속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적극 관심을 갖고 호스피스제도의 입법화에 노력하겠다"고 했고,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도 "정치적 문제가 아닌 만큼 여야 합심해 법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행사를 준비한 윤영호 서울대 의대 부학장은 "다행히 오는 7월부터 호스피스에 건강보험을 적용하지만 전문 인력을 더 양성하고 건강보험 적용을 늘리는 등 정부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본부는 오는 6월 국회의 호스피스·완화의료법안 제정을 지원하고, 호스피스국민본부를 재단법인화할 계획이다.

    발기인으로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 전윤철 전 감사원장,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 김우식 전 과학기술부총리, 김모임·전재희 전 보건복지부장관, 성낙인 서울대 총장, 정갑영 연세대 총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카이스트 이장무 이사장과 강성모 총장, 강대희 서울대 의대 학장, 소설가 김주영, 영화배우 안성기, 국제 구호 활동가 한비야씨 등이 참여했고, 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 등 80개 기관이 뜻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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