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혹시 아시나요?] 대학 교재를 '공짜 전자책'으로… 대학생 부담 더는'빅북 운동'

조선일보
  • 최홍렬 기자
    입력 2015.03.21 03:00

    대학생들의 교재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교재를 공짜로 보급하는 이른바 '빅북(Big Book)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기초학문 분야를 중심으로 대학교수들이 새로 저술하는 교재에 대한 저작권을 포기하고 전자책 형태로 만들어 인터넷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운동이다.

    조영복 부산대 교수(경영학)가 2013년 '공유와 협력의 교과서 만들기 운동본부'를 만든 이후 전국 대학의 교수 46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고, 지난해 8권의 교재가 처음 전자책으로 만들어져 교재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 교재들은 운동본부 홈페이지(www.bigbook.or.kr)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조 교수는 "대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고 교육 기회도 넓혀 지식을 공유하기 위한 취지"라며, "대학 교육의 기초가 되는 원론(原論)형 교재는 자신만의 이론이나 연구 결과와는 달리 앞선 학자들의 이론이나 성과를 모아 설명한 '문화적 유산' 성격이 강해 사회가 함께 나누어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빅북 운동 일러스트
    이번 학기에는 '국제통상학원론'(경희대·강릉원주대·충남대·동명대), '선형대수학'(성균관대·한림대), '조직행동론'(동양대), '경영학원론'(부산대), '경제사상사'(부산대) 등이 8개 대학에서 강의 교재로 채택됐다.

    학생들은 인터넷에서 무료로 내려받은 전자책을 노트북이나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을 통해 보고 공부하면 된다. 전자책 파일을 책으로 만들거나 강의에 필요한 부분만 프린트해서 사용해도 된다.

    전자책을 책으로 만드는 일은 교보문고가 주문형 출판(POD·publish on demand)을 통해 담당하고 있다. 교보문고는 "양장본 제본이나 컬러 인쇄를 피하는 등 제작비를 최소화해, 대개 4만~5만원 하는 교재를 1만2000~1만5000원에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엄태윤(부산대 경영2년)씨는 "학기 초만 되면 교재비로 20만원 정도 들어가는데 '빅북운동' 교재를 쓰는 강의를 들을 경우 무료 또는 싼 가격으로 교재를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백유성 동양대 경영관광학부 교수는 "전자책은 공부 도중 메모하고 자료를 첨부하는 등 자신만의 방식으로 수정할 수 있어 인터넷·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학생들이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상구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는 "무크(MOOC·대규모 온라인 공개 강좌) 등 고등교육이 무료화되는 세계적 추세에 맞춰 지식을 공유하는 기회가 더 넓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 운동에 참여해 저작권을 기부한 사람에게는 300만~500만원의 저술 경비가 지원된다. 이 비용은 SK그룹 등 기업과 개인들의 기부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현대차 정몽구재단은 지난달 문학·교육학·경제학·예술 등 기초학문 분야 전자책을 만들어 무료로 보급하는 데 3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운동본부는 "앞으로 3년 동안 100권의 무료 교재를 만들 계획"이라며, "저작권 기부를 통해 한때 베스트셀러였지만 지금은 절판이 된 책, 명사들의 저서, 공공기관 발행 도서 등을 인터넷에 무료 공개하는 운동도 벌이고 있다"고 했다.<BR>
    운동본부는 지난해 10월 초등학교 교재 6권을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 보급했다. 교사 5명이 만든 초등학교 1~6학년 방과후학교 수학 문제집으로, 빅북 '행복수학'이란 이름을 달았다. 백성환 부산 온천초 교사는 "교사 5명이 '재능기부'로 공동 작업에 참여했다"며 "학부모들의 교재비 부담도 덜어주고 아이들 공부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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