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소속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를 누볐던 살로몬 칼루(30·헤르타 베를린)가 베를린 장벽을 훼손한 혐의로 당국의 수사 대상이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TV 뉴스에 출연해 망치와 끌로 베를린 장벽을 훼손하는 모습을 보인 칼루가 무거운 벌금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17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칼루는 지난 2006년부터 6시즌 동안 첼시에서 활약한 코트디부아르 출신 공격수다. 잉글랜드에서만 156경기에 출전해 36골을 넣었다.
칼루는 지난 14일 베를린에서 열린 헤르타 베를린과 샬케04의 분데스리가 25라운드 경기에 앞서 TV 뉴스 프로에 출연했다. 칼루는 단단한 베를린 장벽을 샬케 수비에 비유하며 베를린 장벽 조각 일부를 부서뜨리려고 시도했다. 다가오는 경기에서 단단한 샬케 수비를 무너뜨리겠다는 의미에서였다.
TV를 통해 이 장면을 지켜본 베를린 장벽 관계자들은 기겁했다.
베를린 장벽 벽화를 책임지는 카니 알라비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회장은 "그 화면을 보고 놀라 소파에서 거의 미끄러질 뻔 했다"며 "텔레비전을 등에 업고 국가적 기념물을 대가로 자신의 시장가치를 올리려는 유명인사가 여기 있다"고 맹비난했다.
베를린 장벽은 지난 1961년에 세워져 1989년 붕괴하기까지 동독과 서독을 양분했다.
동서 냉전 시기의 상징적인 건축물로 냉전이 끝난 뒤로도 보호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베를린 장벽을 훼손할 경우 최고 1만 유로(약 1194만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게 했다.
알라비 회장의 요구로 베를린 당국은 장벽이 실제로 훼손이 됐는지를 조사하고 나섰다.
베를린과 샬케의 경기는 2-2로 비겼다. 떠들썩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칼루는 골을 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