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시간 기다려 수술받는다면 그게 응급실인가

조선일보
입력 2015.03.17 03:00 | 수정 2015.03.17 03:12

보건복지부가 전국 415개 응급 의료기관을 평가한 결과 서울대병원은 응급실 환자가 수술실·병실로 가지 못하고 16.5시간이나 대기했다. 서울성모병원은 14.0시간, 세브란스병원은 12.2시간, 서울아산병원은 12.1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부산백병원·전북대병원·조선대병원·대구파티마병원·경상대병원 등 지역 거점 병원들도 응급실 대기 시간이 13시간을 넘었다.

본인이나 가족이 대형 병원 응급실을 이용해봤다면 응급실이 얼마나 시장통이나 다름없는지 절감했을 것이다. 맹장염은 작은 병원 응급실에선 곧바로 수술이 가능한데 대형 병원 응급실에 입원하면 4~5일씩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경증(輕症) 환자들까지 너도나도 큰 병원만 찾기 때문이다. 다들 큰 병원 응급실로 가다 보니 생명이 경각에 달린 진짜 초(超)응급 환자들 치료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이번 복지부 조사에서도 권역별 응급 의료센터 내원 환자 가운데 중증(重症)으로 분류된 경우는 9.5%에 불과했다.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에는 지역별 대형·중소형 병원 응급실의 수술실·중환자실·입원실의 남아있는 병상 수와 어떤 진료가 가능한지 여부가 떠 있다. 119 구급대원들이 이 정보를 활용해 경증 환자들은 우선 동네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게 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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