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대세는 '結金'… 하객 여러분의 주말은 소중하니까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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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3.14 03:04 | 수정 2015.03.14 03:29

    늘어나는 평일 결혼… 축의금 걷는 목적보다는
    결혼 당사자·친구 중심의 '작은 결혼식'으로 변모

    주5일 근무 정착되며 금요일 결혼 반기는 추세

    주말 예식보다 좋은 점… 식장 예약하기 더 쉽고
    대여비 절반으로 깎아줘 하객 식사 비용도 할인

    지난해 11월 결혼한 강모(27)씨는 '금요일'에 결혼했다. 원했던 예식장의 주말 예약이 꽉 차 있어 고민하다 신랑에게 "평일에 결혼하자"고 제안했다. 두 사람 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 지방에서 올 하객은 많지 않았다. 하객은 양측을 합해 200여명 정도였다. 시간은 오후 8시로 잡아 하객들이 퇴근길에 편하게 올 수 있게 했다. 강씨는 "결혼식 비용이 주말 결혼식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고 하객들의 주말 시간을 빼앗지 않아 마음도 편했다"며 "100% 만족했다"고 말했다.
    [Why] 대세는 '結金(결혼하는 금요일)'… 하객 여러분의 주말은 소중하니까요
    요즘 '금요일 결혼식'이 늘고 있다. 롯데호텔에선 지난해 전체 결혼식의 20%가 금요일에 치러졌다. 5년 전의 2배다. 웨딩컨설팅 업체 대명본웨딩이 인연을 맺어준 커플 중 금요일 결혼은 2010년 92쌍에서 지난해 114쌍으로 늘었다. 김선애 대명본웨딩 부대표는 "결혼 문화에서 형식과 체면보다 실속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형성되면서 주중, 특히 금요일 결혼식이 2~3년 전부터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가격도 싸고 대접도 받고… 알찬 결혼식

    지난해 말 금요일에 결혼한 30대 회사원 최모씨.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결혼식이 여유가 있고 좋더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앞뒤에 다른 결혼식이 없어서 차분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최씨는 "주말 예식장은 전쟁통 같아 정신이 하나도 없고 신혼부부가 정말 그날 주인공인지 의심스러운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금요일 결혼식은 하루 한 건만 진행되기 때문에 우리 부부의 결혼식이 더욱 빛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신혼부부들은 금요일 결혼식의 최대 장점으로 '알찬 예식'을 꼽았다. 우선 토요일, 일요일만 고집할 경우엔 자신이 원하는 날짜를 잡기 어렵다. 주말엔 결혼식이 거의 한 시간 간격으로 연속 진행되기 때문에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는 듯한 분위기가 돼 어수선해지기 쉽다.

    '셀프웨딩의 모든 것'의 저자 정주희 웨딩플래너는 "하루에 몇 팀씩 결혼식을 '해치우는' 주말과 달리 주중엔 예식장 잡기도 편하고 하객과 신랑·신부가 어울릴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난다"며 "주말엔 사람이 몰려 '신부 공장'이라고 불리던 미용실과 스튜디오도 평일엔 훨씬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혼식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금요일 결혼식의 큰 매력이다. 서울 역삼동 A 예식장은 토요일 예식 땐 식사비로 1인당 4만2800원을 받지만 평일에는 3만9700원으로 깎아준다. 이곳에서 지난해 결혼한 400쌍의 커플 중 20쌍이 금요일에 결혼했다.

    서울 논현동 B 예식장은 주말 예식장 사용료가 500만원이지만 금요일엔 250만원에 대여한다. 식사도 금요일엔 더 싸진다. 주말 1인당 5만6000원짜리 뷔페는 5만원, 5만8000원짜리 양식 코스는 5만2000원에 제공한다. 하객이 200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식장 사용료와 식대로만 370만원을 아낄 수 있다. 예식장 관계자는 "10쌍 중 1~2쌍이 평일 결혼식을 한다. 대부분 금요일 결혼식이지만 가끔 수요일에 결혼식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예식 비용은 신혼부부에게 적잖은 부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본지와 여성가족부가 전국 신랑·신부·혼주 12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0%가 결혼식 비용이 아깝다고 답했다. 그다음으로 아까운 비용은 예단(18.5%)이었다.

    웨딩컨설팅 업체 듀오웨드가 최근 2년래 결혼한 신혼 부부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결혼비용은 평균 6963만원(주택자금 제외)이었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은 "다시 결혼한다면 비용을 최소로 줄이고 싶다"고 답했다. 이들이 적절하다고 생각한 비용은 2360만원으로 실제 결혼식 때 쓴 돈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하객들도 환영 "주말 시간 안 뺏겨 좋다"

    금요일 결혼은 신혼부부와 하객 모두에게 환영받는 경우가 많다. 주5일 근무제 정착으로 주말을 가족과 보내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주말 결혼식을 피해주는 게 하객을 배려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모(29)씨는 "금요일 저녁 회사에서 퇴근해 곧바로 결혼식에 참석하면 주말에 다른 일을 하거나 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웨딩앤컨설팅 제갈가영 실장은 지난해 말 수요일에 결혼했다. 제갈 실장은 "막상 해보니 아직까지는 평일 결혼식을 낯설어하는 사람이 많더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신혼부부들은 비용 절감과 저녁 결혼식의 색다른 분위기를 기대해 금요일 결혼식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부모나 주위 반대 때문에 마음먹은 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금요일 결혼식의 증가는 결혼에 대한 전통적인 가치관과 인간관계 변화와도 맞물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전엔 주중에 결혼식을 하는 건 예외적인 일이었다. 결혼을 집안 대(對) 집안의 일로 보던 시각에선 당연히 멀리 사는 친척들이 최대한 참석할 수 있는 주말 결혼식을 선호했다. 하지만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결혼식은 친·인척은 물론, 친구와 회사 동료 등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공동체 잔치'에서 신혼 부부 중심의 '행사'로 의미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엔 결혼식장 앞에 다른 지역에서 온 대형 버스가 줄 지어 서 있는 모습도 점차 줄고 있다. 이웅진 한국결혼문화연구소장은 "젊은 세대들 중에는 결혼을 집안 잔치로 보는 기성세대의 시각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기와 정말 친한 사람들만 초대해 마치 파티를 하는 느낌으로 결혼식을 치르는 신혼부부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최근 결혼식 하객수가 줄고 있는 추세와도 맥을 같이한다. 정주희 웨딩플래너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결혼식당 하객수가 300~400명 정도였는데 요즘은 100~250명 정도로 줄었다"며 "결혼이 점점 소형화되고 있고, 이런 추세가 주중 결혼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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