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왼쪽), 주리룬.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국가주석)와 주리룬(朱立倫) 대만 국민당 주석이 이르면 5월 중국에서 '시주(習朱) 회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대만 중국시보 등이 12일 보도했다.

국민당 현직 주석의 방중(訪中)은 2008년 5월(당시 우보슝)이 마지막이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올해 1월까지 국민당 주석을 겸했지만,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 총통의 방중을 불허해 중국 땅을 밟지 못했다. 주리룬 주석은 작년 12월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마잉주가 국민당 주석에서 물러난 이후 당선됐다. 주 주석은 내년 1월 열리는 대만 대선의 유력한 후보다.

중국시보는 "국·공(국민당과 공산당) 양당이 주리룬과 시진핑의 회담을 위해 소통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주리룬의 방중은 마잉주 이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매체는 "3월 말 중국 하이난성에서 개최되는 '포아오 포럼' 때 샤오완창(蕭萬長) 전 국민당 부주석과 시진핑 주석이 만날 예정"이라며 "6월 하순부터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는 점을 감안하면 5월이 (시주 회동의) 가장 좋은 시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안 싱크탱크의 연례 학술 행사인 '양안 논단'을 계기로 주 주석이 방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11일 "주리룬 주석의 방중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판공실의 판리칭 대변인은 "국·공 양당은 상호 이익을 위한 교류를 지속해야 한다"며 "중국은 양안 관계 발전을 위해 국민당과 같이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양안의 이런 분위기와 관련, 중화권은 '신(新)국·공 합작' 성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내년 1월 대만 대선을 앞두고 국민당과 공산당 모두 서로를 필요로 하는 상황과 관련 있다. 공산당은 '대만 독립'을 강조하는 야당 민진당이 집권하는 상황을 우려한다. 시 주석은 지난 4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 참석해 "대만 독립 세력이 양안의 분열과 대립을 가져오고 있다"며 "이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중(親中) 노선을 걸어온 국민당도 중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2008년 집권한 국민당은 양안 경제협력에 속도를 내며 국부(國富)를 키웠다.

지난해 중국이 홍콩 민주화 시위를 탄압한 여파로 지방선거에서 참패했으나, 대만 내 지지층을 규합하려면 중국을 멀리할 수 없다.

역대 국·공 합작으로는 20세기 초 중국을 놓고 싸우면서도 북벌(北伐)과 항일 전쟁 등을 위해 두 차례 손을 잡았던 전력(1·2차 국·공 합작)이 있다.

TV조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