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이들 공부스트레스 세계서 가장 심해

입력 2015.03.11 20:42

자료 : 보건사회연구원 (한국아동종합실태조사와 유니세프 자료 비교)

중학교 3학년생인 이모(15)양은 밤 12시가 다 되어야 잠든다. 오후 5시에는 학원에 가서 수학과 영어를 공부하고, 월·수·금요일에는 중국어, 화·목·토요일에는 영어 수업을 인터넷으로 받는다. 수업이 끝나는 밤 10시부터 학교와 학원에서 내준 숙제를 하다가 11~12시쯤에야 잔다. 초등학교 때는 영어·수학 학원은 기본이고 태권도와 한문 학원도 다녔다. 이양은 “공부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너무 하기가 싫어서 스트레스 때문에 배탈이 자주 난다”며 “그래도 나는 친구들에 비해 학원을 덜 다니는 편”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아동들이 공부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미숙 연구위원이 한국아동종합실태조사와 유니세프(UNICEF) 자료를 비교 분석해본 결과, 우리나라 아동 두 명 중 한 명(50.3%)이 “학업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비교 조사 대상이 된 30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우리나라 외에 스페인(49.4%), 슬로베니아(48.9%), 포르투갈(47.2%) 학생들이 학업 스트레스가 높은 편이었다. 반면 네덜란드(16.8%)와 헝가리(18.4%), 슬로바키아(19.1%), 오스트리아(20%), 프랑스(20.8%) 아동은 학업 스트레스가 낮았다.

학교 생활에 대해 “매우 좋다”고 답한 학생도 적었다. 우리나라 학생의 18.5%만이 학교 생활에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30개국 중 밑에서 다섯째로, 우리나라보다 만족도가 낮은 나라는 에스토니아(9.2%), 이탈리아(14.8%), 핀란드(15.3%), 체코(17.3%)에 불과했다. 아일랜드(42.5%)와 루마니아(41.6%), 리투아니아(39.0%)와 노르웨이(38.8%), 네덜란드(38.4%) 아동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었다. 반 친구들이 친절하고 협조적인지를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 아동들은 64.3%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이는 30개국 중 19위로, 중간 수준이다.

이러다 보니 아동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도 최하위였다. 우리나라 아동 5명 중 2명은 “나의 삶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느냐”는 물음에 6점 이상(10점 만점)이라고 답한 이들은 60.3%에 불과해, 비교 대상 30개국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대체로 거의 모든 나라에서 6점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이 80%를 넘었다. 특히 네덜란드 아동들의 만족도는 94.2%로 매우 높았다. 만족도가 80% 미만인 나라는 폴란드(79.7%)와 루마니아(76.6%), 우리나라뿐이었다.

자녀와 함께 2년간 네덜란드에 유학을 다녀온 최모(42)씨는 “네덜란드 학생들은 하교 후 체육 활동을 하거나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며 “부모들도 탄력적으로 근무를 하면서 자녀와 등하교를 함께 하고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아동이 행복한 나라답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아동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아동의 과중한 학업 부담을 덜어주고,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시간과 인프라를 확충해 주어야 한다”며 “네덜란드 등 아동 성과가 주목할 만큼 뛰어난 국가의 특성을 면밀히 분석해 우리나라에 도입 가능한 제도들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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